'구강암 7년' 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 사체 발견…강인한 생존력 상징

"장애 가졌지만 활기찬 모습"

구강암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의 생전 모습. 이 돌고래는 지난 2일 제주 서귀포시 앞바다에서 죽은채 발견됐다.(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김병엽 교수·다큐제주 오승목 감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구강암을 앓고 있지만 제주 앞바다에서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던 남방큰돌고래 '턱이'가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김병엽 교수와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7시 쯤 서귀포시 중문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턱이'가 죽은 채 발견됐다.

'턱이'는 하루 전인 1일 아침에도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비교적 괜찮은 상태로 유영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턱이'라는 이름은 발견 당시 틀어진 채 닫지 못하는 주둥이 사이로 돌출된 혀가 기형의 형태로 계속해서 진행돼 붙여진 것으로, 후천적 장애요인 중 구강암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오 감독은 "지난 7년간 지속적으로 추적 연구한 결과 턱이의 주 먹이는 제한된 크기의 넙치였다"며 "최악의 환경에서도 그 어떤 개체보다도 강인한 생존 투쟁을 벌여와 지켜보는 연구자나 시민들에게는 경이로움과 희망의 상징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돌고래는 보통 큰 크기의 사냥감은 이빨로 절단해서 나누어 먹을 수 있지만 턱이의 경우 턱의 기능을 상실해 큰 먹이는 먹기 힘들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작은 넙치의 비교적 사냥이 용이하기도 하고 제주시 북동부와 서귀포시 남동부 일대에 집중된 양어장 근처 앞바다에서 구하기 쉬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센터와 다큐제주 측은 "안타깝지만 턱이는 세상을 떠났고 사체 부검을 통해 질병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안전한 제주 바다를 꿈꾸는 남방큰돌고래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때"라고 밝혔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