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 집으로 이사한 '제주흑우'…"방목지로 놀러오세요"
제주도, 제주흑우 10마리 제주마 방목지에 방목
-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천연기념물 제주마와 제주흑우가 이웃사촌이 됐다.
제주도 축산생명연구원은 30일 오후 한라산 중턱인 5·16도로변 제주마 방목지에 제주흑우 10마리를 방목했다.
제주마가 뛰노는 27만평의 광활한 대지에 제주마가 아닌 동물이 방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마 방목지가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인 만큼 축산생명연구원은 이번 흑우 방목을 위해 지난 1월 국가유산청의 행위 허가를 받았다.
이날 흑우 10마리는 제주마가 봄에는 방목지로, 겨울에는 축산진흥원으로 이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마필운송 전용차량에 실려 이곳에 도착했다.
축산생명연구원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제주흑우 여러 마리가 이렇게 한 번에 일반에 공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흑우는 2013년 7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연구원 내 방목지에서 관리돼 왔다.
차량에서 내린 흑우 10마리는 낯선 기색도 없이 푸른 초지를 뛰놀고, 물을 마시며 봄 햇볕을 만끽했다. 흑우 몸통에 새겨진 번호는 특수페인트로 쓴 탄생 연도와 순번이다.
제주흑우는 마방목지 27만평 중 약 3만평을 '새집'으로 사용한다. 도는 건강한 사육을 위해 목초지를 여러 구획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이동하며 방목하는 윤환방목 방식을 택했다.
축산생명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처음 국가유산청의 허가가 나왔고, 방목지가 광활한 만큼 방목 두수를 늘릴 수 있도록 조율할 계획"이라며 "방목 기간은 9월 말까지로, 곧 제주흑우의 역사와 특징을 소개하는 안내판을 설치한다"고 말했다.
제주흑우는 기원전부터 제주에서 사육된 것으로 알려진 고유 재래종으로, 전신이 흑색이며 작은 체구에도 강인한 체질과 우수한 지구력이 특징이다. 유전자 분석 결과 한우, 칡소, 교잡우와 다른 고유의 혈통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역사적 기록을 보면, 조선왕조실록, 탐라순력도, 탐라기년 등 옛 문헌에 제향 및 진상품으로 공출된 기록이 있을 정도로 역사문화적 가치가 크다.
세종 20년(1438년) 세종실록에 제주흑우가 맛이 좋아 고려시대 이후 삼명절(임금생일, 정월 초하루, 동지)에 진상됐다는 기록이 있으며, 탐라순력도(1702년)에는 703마리의 사육기록이, 탐라기년에는 1750년 가파도에서 50마리를 방목했다는 기록이 있다.
김대철 축산생명연구원장은 “제주 고유의 유전자원인 제주흑우를 알리는 게 이번 방목의 목표"라며 "흑우 유전자 보존만이 아닌 활용을 위해 도 조례를 만들고, 지원도 하고 있다. 제주흑우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oho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