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4월' 스크린으로 보는 '제주4·3'…영화 잇따라 개봉·제작
다큐멘터리 '목소리들' 4월2일 전국 개봉
정지영 감독 '내 이름은' 4월3일 크랭크인
-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다음달 3일 제77주년 제주4·3 추념일을 기점으로 4·3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거나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하면서 스크린에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불어넣는다.
먼저 제주4·3 다큐멘터리 영화 '목소리들'(감독 지혜원)이 4월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4·3이라는 깊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70여 년간 눈물이 죄가 되던 시대를 산 네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토산리 달빛 사건의 유일한 여성 생존자인 김은순 씨의 기억을 따라간다. 김 씨는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평생 함구했고, 누군가 물으면 대답 대신 발작했다.
큰고모할머니가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철창으로 일곱군데를 찔려 겨우 살아남은 홍순공 씨, '비학동산 임산부 살해 사건'의 목격자인 김용열 씨, 폭도 딸로 몰려 홀로 외롭게 살아온 고정자 씨의 목소리가 영화에 담겼다. 4·3연구자로 진상조사에 참여하는 조정희 연구자가 이들의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낸다.
제작사 측은 "살아남은 여성들은 치욕 때문에 입을 다물었다. 그들이 시련을 견뎌 내는 동안 어언 7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며 "어둠 속에 봉인되어온 제주 여성들의 경험을 비로소 세상 밖으로 끌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을, 2024 EBS 국제다큐영화제 글로벌 초이스 경쟁부문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사회파 영화 거장' 정지영 감독도 4·3의 대중화에 팔을 걷고 나섰다.
그의 신작 '내 이름은'은 제77주년 제주4·3 추념일인 다음달 3일 정식 촬영에 돌입한다. 내년 4월3일 국내 극장 개봉이 목표다.
'내 이름은'은 1948년 제주4·3으로 인한 상처가 1980년대 민주화 과정의 격랑을 거쳐 현재 어떤 의미로 미래 세대와 연결되는가를 찾아가는 작품이다.
'영옥'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학생, 영옥의 어머니이자 끝나지 않는 고통에 4·3을 기억에서 지워버린 60대 여성 '정순'이 주인공이다. 정순은 8살 이전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영화는 정순이 잃어버린 기억과 이름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4·3사건의 모습을 드러내며 피해자들의 아픔을 위로한다.
주인공인 정순 역은 배우 염혜란이 맡았다. 제주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 엄마로 시청자를 울린 염혜란은 다시 제주 소재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정 감독은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4·3의 대중화, 어떻게 대중들이 4·3을 이해하도록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주안점을 뒀다. 아픔과 트라우마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내 이름은'의 시민 모금액은 극 영화 사상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텀블벅 펀딩에 9778명이 참여해 목표액인 4300만원보다 9배 이상 많은 4억 400여만 원이 모였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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