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교육대 배상 책임 인정 않는 정부…1·2심 불복 대법원 상고

정부, '손해배상청구권 시효 소멸' 주장하며 상고
1,2심 "과거사정리위 결정 후 3년 이내 소송 정당"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2018.6.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정부가 1980년대 전두환 신군부가 만든 삼청교육대에서 고초를 겪은 피해자에 대해 손해배상청구권 시효 소멸을 내세우며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8일 삼청교육대 피해자 A 씨(60대)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 1심과 2심 패소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했다.

A 씨는 1980년 8월 영장 없이 경찰에 붙잡혀 삼청교육대로 넘겨졌다. A 씨는 삼청교육대에서 강제 군사교육을 받고, 전술도로 보수와 방어시설 보강공사 등 강제노역에 투입됐다. 일일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처벌을 받았다.

A 씨는 수감생활을 마치고도 1년 넘게 보호감호 처분을 추가로 받아 2년 4개월 13일 동안 구금됐다.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3년 7월 "A 씨가 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 삼청교육대 순화 교육, 근로봉사대 강제노역, 보호감호 처분을 받은 피해 사실이 인정된다"며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를 토대로 A 씨는 "신체의 자유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침해당한 데 대해 국가가 물적·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지난해 8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정부는 '손해배상청구권 시효 소멸'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거부했다.

삼청교육대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밝힌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임기 만료(1993년 2월 24일) 후 5년이 지났고, 대법원의 '계엄포고 제13호 위헌 결정'(2018년 12월 28일)이 전국적으로 전파됐기 때문에 A 씨가 삼청교육대로 인한 손해와 가해자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어 시효가 소멸했다는 취지다. '계엄포고 제13호'는 삼청교육대 설립의 근거다.

민법과 국가재정법 등 국가 손해배상 관련 법률에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나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불법행위가 이뤄질 날부터 5년 이내에 청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효가 소멸한 것으로 본다.

1심과 2심에서 정부 배상액이 조정(1심 2억 6270여만 원→2억 200여만 원)됐지만 A 씨가 승소했다.

재판부는 "법률전문가가 아닌 A 씨가 2018년 대법원의 계엄포고 제13호 위헌 결정으로 자신의 국가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과거사정리위가 인권침해와 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소송이 제기됐기 때문에 단기 소멸시효가 종료된 것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