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만에 전복된 재성호, 너울성 파도에 맞았나 "원인 수사 중"
구조 요청 중 비명 들려…실종자 1명 선내 발견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13일 제주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남서쪽 약 12㎞ 해상에서 전복된 서귀포 선적 '2066재성호'(32톤·승선원 10명)는 너울성 파도로 인한 사고였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재성호는 오후 7시56분쯤 초단파무선전화(VHF-DSC) 긴급구조 신호를 접수한 후 약 4분 만에 선체가 완전히 뒤집힌 것으로 추정된다. 초단파무선전화는 선장이 직접 눌러 해경과 교신하는 방식으로, 수신 당시 대화가 10초 만에 끊기며 비명이 들릴 만큼 긴박했던 상황으로 전해졌다.
인근에 있던 해경 경비함정이 신고 접수 4분여 만인 오후 8시쯤 사고해역에 도착했을 당시 선체 밑바닥만 수면 위로 간신히 보이는 상태였다. 가까스로 탈출한 승선원 3명은 구명벌에, 1명은 선체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다른 선원 1명은 해상에서 표류 중에 구조됐다.
일부 생존자들 사이에서는 "너울성 파도를 맞아 배가 뒤집혔다"는 이야기가 나와 해경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항해하던 배가 선체가 복원되기 전 연거푸 너울성 파도를 맞으면 전복되기도 한다"며 "생존자 진술을 토대로 자세한 사고 원인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해역은 당시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으로, 최고 3.5m 높이가 넘는 파도가 일고 있었다. 현재 수면 위로 확인되는 선체에서는 외부 충격 등으로 인한 파손 여부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짧은 시간 갑작스레 사고가 나면서 실종된 한국인 선원 3명 중 일부는 선내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날 오후 수중 수색 과정에서 실종자 1명을 선내에서 찾았다.
해경 잠수요원들은 선체 위에서 생존 확인을 위한 타격시험을 했지만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이 선체와 부딪혀 생존 반응을 확인하지 못했다. 해경은 선박이 가라앉지 않도록 선체 주변에 부이장치(리프트백)을 설치했다.
다만 앞서 이날 오전 실종자 중 1명은 사고해역에서 약 11㎞ 떨어진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돼 해경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인근 해상 수색도 병행하고 있다.
해경은 원거리 조업을 주로 하는 갈치잡이배인 재성호가 사고 당시 제주 연안에 있었던 이유도 수사할 예정이다.
재성호는 지난 10일 오전 9시56분쯤 서귀포항에서 출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갈치잡이를 위해서는 남쪽 동중국해상 등 먼바다로 향한다. 그러나 재성호는 출항한 지 이틀이 지나서도 연안에 있다가 전복돼 풍랑특보에 따른 피항 중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나온다.
제주해경청 고명철 경비계장은 "사고선박이 주로 원거리 조업을 하지만 당일 조업을 나가던 중 피항을 하고 있던 것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사고 당시 조업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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