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유리창에 '쾅'… 쇄골 부러진 흑비둘기 치료 받고 자연으로

제주대 야생동물구조센터, 2마리 방사… '멸종위기종'으로 보호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센터장 윤영민)는 최근 서귀포시 보목동 해안에서 희생 직전에 구조한 흑비둘기 두 마리를 방사했다고 5일 밝혔다.(제주대 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건물 유리창에 부딪혀 쇄골이 부러진 흑비둘기가 치료를 무사히 받고 자연으로 돌아갔다.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는 최근 희생 직전에 구조한 흑비둘기 2마리를 제주 서귀포시 보목동 해안에서 방사했다고 5일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이 가운데 1마리는 지난달 3일 서귀포시 서귀동에서 포식자로부터 공격당해 흉골이 골절된 채 구조됐고, 다른 한 마리는 같은 달 18일 서귀포시 강정동의 한 건물 유리창에 충돌, 쇄골이 부러지고 뇌진탕을 입은 채 구조됐다.

센터는 구조한 흑비둘기 피부 상처를 봉합하고, 약물치료와 먹이 공급, 영양제 투여 등 맞춤형 밀착관리로 재활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외딴섬 숲속의 한정된 지역에서만 분포하는 흑비둘기는 덧나무·후박나무 열매를 선호하며 씨앗 또는 작은 곤충·벌레를 먹이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비둘기는 이름처럼 깃털은 검은색이나 목 주변은 진줏빛 광채를 띠는 게 특징이며, 몸길이는 40㎝가량이다.

흑비둘기는 경계심이 강하고 개체 수가 적어 관찰하기 쉽지 않은 종으로서 멸종위기종 2급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도 이를 위기근접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제주에선 서귀포시 법환동 앞 바다의 범섬이 흑비둘기 주 번식지다.

김완병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흑비둘기는 생태환경에 매우 민감해 후박나무 군락 외에 생활환경이 극히 제한돼 비둘기 생존은 곧 서식지 보호와 직결된다"며 "생물학적 연구 가치가 높아 제주지역 외딴섬 서식지 조사와 함께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