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도주공 재건축 조합, 시공사 바꿨다가 90억 물어줘야 할 판
HDC현산·한화,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일부 승소
"무리한 요구 끝에 '시공사 선정 취소' 통보한 건 부당"
-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의 한 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를 바꿨다가 90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금을 물어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37-1민사부는 HDC현대산업개발과 한화가 이도주공 2·3단지 아파트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시공자 지위 확인 등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조합이 HDC현대산업개발에 49억5946만원, 한화건설에 40억5774만원 등 총 90억17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소송비용은 원고 30%, 피고 70% 비율로 부담하도록 했다.
이번 소송은 조합이 시공사를 교체하면서 불거졌다.
조합은 2017년 9월 임시총회를 열고 HDC현대산업개발·한화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가 2020년 2월 정기총회에서 시공사 선정 취소 안건을 의결하고 그 해 8월 다시 임시총회를 열고 현대건설을 새로운 시공자로 선정했다.
조합과 컨소시엄은 2018년 7월 공사도급 가계약을 체결한 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논의해 왔는데, 번번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결국 조합이 컨소시엄의 개선 의지를 문제삼으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협의를 계속하는 것은 사업에 장애를 초래한다"며 시공사를 교체한 것이다.
이에 컨소시엄은 즉각 반발하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액은 기대 시공이익 100억원, 입찰 보증금 30억원 등 총 130억원 규모다.
컨소시엄은 재판 과정에서 "조합이 이미 확정된 계약을 무리하게 변경할 것을 요구했음에도 그 상당 부분을 수용하며 성실하게 협의에 임했는데 조합은 끝내 시공자 선정 취소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정당한 이유 없이 예약상의 본계약 체결 의무를 불이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조합은 "당초 예상한 착공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필연적으로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생겨 재협상을 요구한 것이고, 재협상 결과 결렬된 것일 뿐"이라며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심리 끝에 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고는 가계약까지 체결했음에도 물가변동에 따른 조정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계약조건을 변경할 것을 요구했는데, 이는 계약의 세부사항을 조정하는 정도를 넘어 주요한 내용 내지 조건에 대한 변경을 요구하는 것으로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는 당초 예상한 것보다 착공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가정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협의 과정을 살펴보면 본계약 체결이 무산된 것도 피고가 원고들에게 무리한 계약조건 변경을 계속 요구한 것이 핵심적인 원인이 됐다고 보인다"며 "결국 피고는 본계약 체결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이번 소송은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 조합은 이 같은 판결에 불복해 지난 14일 상고장을 제출했고, 컨소시엄도 손배해상액이 원심 판결보다 9억9611만원 줄어듦에 따라 지난 11일 상고장을 제출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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