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3천억원 투입된 제주 버스, 차량·노선 늘려도 이용객은 감소

26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버스정거장.2020.5.26/뉴스1ⓒ News1 홍수영 기자
26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버스정거장.2020.5.26/뉴스1ⓒ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지역 대중교통 체계를 개편한지 4년 6개월이 지나면서 투입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고 있지만 막상 이용 승객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선 6기 원희룡 제주도정은 2017년 8월26일 대중교통 준공영제를 본격 시행하면서 이용객 편의 증진을 통해 버스 이용률을 늘리고 자가용 감축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버스 전용 차로제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대대적인 요금제 개편과 노선 개편도 이뤄졌다. 동시에 예산을 투입해 버스 증차와 운수종사자 수도 대폭 늘렸다.

25일 제주도가 공개한 2021년도 말 기준 교통현황에 따르면 제주도내 대중교통 일반노선은 관광지 순환버스를 포함해 민영버스 운수업체 8개사와 공영버스 2개사에서 총 949대의 버스를 운행 중이다.

운수종사자 수는 기존 671명에서 914명 추가 채용해 총 1654명으로 증가했다.

제주도는 또 민영업체의 준공영제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적자손실 보전 등을 이유로 매년 9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했다.

연도별 재정지원 규모(관광지 순환버스 포함)를 보면 △2017년 248억7900만여 원 △2018년 965억1000만원 △2019년 962억7500만원 △2020년 1002억원 등이다.

대중교통 체계 개편 후 4년간 3000억원이 훌쩍 넘는 세금이 투입된 것이다.

그러나 버스 이용객은 오히려 대중교통 체계 개편 전보다 줄면서 정책 방향 및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도별 버스 이용객 수를 보면 △2017년 5638만여 명(개편 전·후 합) 이후 △2018년 6245만여 명 △2019년 6484만여 명 등으로 증가하다 △2020년 5037만여 명으로 대폭(22.3%)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이용객 수는 전년도 대비 5.5% 소폭 증가했으나 총 5313만여 명에 머물렀다. 하루평균 14만5572명꼴이다.

이는 체계 개편 전인 2016년 하루평균 15만5067명(총 5659만여 명)보다 6.1% 적은 규모다.

공영버스 이용객 역시 지난해 하루 평균 4843명, 버스 1대당 평균 63명 수준에 머물며 2016년 대비 4.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영버스 이용객 중 환승을 제외한 유료 이용객은 58.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70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무료 이용객의 버스 이용 비중이 높은 것이다.

특히 관광객들은 대중교통 체계 개편 후 버스 이용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이 버스를 이용하는 분담률은 2017년 19.3%에서 2020년 15.5%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의회에서는 대규모 예산 투입 및 제도 문제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던 만큼 차기 제주도정에서는 대안이 마련될지 주목되고 있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