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반사이익? 별 세개는 웁니다"…제주 중소형 호텔 '비애'
5성급 및 고급 펜션에 쏠려 3·4성급 호텔 외면
경비 최소화해 겨우 운영…일부는 휴업 또는 매각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주변에서는 이 고비만 넘기라고 하는데 참고 기다리면 또 고비가 찾아옵니다"
제주도내 4성급 이하 중소형호텔들이 그 어느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제주관광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9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올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44만7578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3만8158명보다 126.8%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 보복소비와 막힌 해외여행으로 제주도가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인데 업계 한편에서는 남의 얘기라며 쓴웃음을 짓고 있다.
관광객들이 5성급(특급)호텔이나 고급 독채 펜션 또는 풀빌라에 쏠려 3·4성급 호텔은 외면받고 있다.
여기에 중소형 호텔의 주고객인 외국인 관광객도 무사증 중단 후 끊긴 상태다.
관광객 유모씨(42)는 "코로나 이후 제주는 해외여행 대체지로 찾는 경향이 있다보니 이왕이면 돈이 좀 들더라도 시설이 고급스럽고 수영장 등 부대시설이 잘 갖춰진 숙소를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도내 한 호텔업 관계자는 "1988년 88올림픽 전후 지어져 시설이 노후화한 수많은 관광호텔들이 막대한 돈을 들여 개보수를 하느냐 폐업하느냐 하는 기로에 섰다"고 토로했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숙박시설은 관광숙박업 6곳(255실), 휴양펜션업 3곳(27실), 일반숙박업 28곳(394실), 생활숙박업 1곳(8실), 농어촌민박 25곳(77실)이다.
또 휴업중인 숙박시설은 관광숙박업 17곳(1462실), 휴양펜션업 2곳(18실), 유스호스텔 8곳(378실)이다.
최근에는 제주시 연동 제주마리나호텔 건물(지상 7층, 80실)이 경영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매각돼 오는 5월 영업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983년 준공한 마리나는 3성급 호텔이지만 제주국제공항에서 신제주로 들어오는 길목을 마리나 사거리라 부를만큼 제주에서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마리나호텔 이외에 다른 3성급 호텔이 매각될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도는 등 중소형 호텔들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중소형 호텔들은 직원을 휴직시키고 식음류매장은 문을 닫는 등 경비를 최소한으로 줄여 객실만 겨우 운영하는 형편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소형급 호텔들은 어떻게든 고객은 유치해야하니 가격을 깎는 출혈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며 "단체관광과 외국인관광이 되살아나야 중소형호텔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코로나19 제주지역 숙박업 변화 및 시사점'에서 관광객들이 자연 경관을 감상하기 좋은 외곽의 고가 독채형 숙소를 선호하고 온라인에서 평판이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은 제주본부는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노후화된 숙박업체들의 경쟁력이 점차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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