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돔구이, 제주에선 '옥돔'만 생선…"제주오면 꼭 맛봐야"

[제주의 맛]④…겉은 바삭 속은 촉촉, 겨울철이 제맛

편집자주 ...관광에서 '먹거리'는 빼놓을 수 없다. '먹방투어' 등 최근 지역 먹거리 관광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제주의 먹거리'는 풍요로운 바다와 들판에서 나오는 다양하면서도 신선하고 청정한 식재료와 '섬'이라는 특성이 담겨 타 지역에는 없는 특별한 맛과 풍미가 있다. 제주도가 선정한 '제주 7대 향토음식'의 유래와 변천과정 등을 7회에 걸쳐 소개한다

제주연안에서 어획한 생옥돔.ⓒ 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를 여행하면 누구나 한 번은 먹어보고 싶은 생선, 바로 옥돔이다. 맛은 물론 아름다운 빛깔 때문에 제주도에서도 으뜸 생선으로 꼽힌다.

옥돔은 머리 모양이 말 머리를 닮아 생김새가 독특하고, 등은 선홍빛이고 꼬리는 노란 세로 줄무늬들이 선명해 신선할수록 그 빛깔이 더 아름답다.

보통은 겨울철 옥돔이 기름지고 맛이 깊어 으뜸으로 쳐준다.

신선도에 따라 맛과 가격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먼 바다에서 어획되는 것보다는 연안에서 잡아 그날 바로 판매되는 옥돔을 최고로 여긴다.

옥돔은 지방이 적고 단단한 살이 특징이어서 미역국이나 무국, 구이 등으로 요리되며 담백한 맛이 으뜸이다.

수분이 많고 사후 경직 기간이 짧아 부패하기 쉬운 옥돔을 말린 건옥돔. ⓒ 뉴스1

이 가운데 옥돔구이는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꼽힌다.

신선한 옥돔에 기름을 발라 석쇠에서 노릇노릇 바삭하게 굽게 되면 겉은 바삭하지만 속살은 부드럽다. 살점 하나를 따뜻한 밥 위에 얹어 먹으면 입안에 고소한 향이 퍼지는 것이 잊을 수 없는 별미다.

옥돔에 관한 역사서의 첫 기록은 '세종실록'지리지(1452)의 제주목편 토공조(土貢條)에 나오는 '옥두어(玉頭魚)'가 그것이다. 1653년에 간행된 이원진의 '탐라지' 토산조(土産條)에도 옥두어가 등장한다. 일찍부터 제주인들이 먼 바다로 나가 옥돔을 잡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옥돔이 제주의 중요한 토산물이지만, 진상 물품에는 자주 등장하지 않았다고 한다. 생옥돔은 수분이 많고 사후 경직 기간이 짧아 운송 도중에 부패하기 쉬워 진정한 생옥돔의 맛을 즐길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다. 건옥돔은 조정에서 제수로 쓸 다른 생선(북어·조기·민어 등)이 많아 딱히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중앙에서 파견된 제주 3읍의 관원들의 밥상에는 옥돔이 자주 올라갔다.

옥돔구이. 뉴스1 ⓒ

예로부터 제주사람들은 정성이 중요한 무속(당제·굿)이나 유교식 제례상에는 반드시 마른 옥돔(건옥돔)을 구워서 올렸다. 생옥돔을 끓인 국(겡국)도 단골메뉴다.

제수로 쓰였던 옥돔은 제사 참석자 수로 나누어 동일 크기로 잘라서 상에 낸다.

제주도에서는 옥돔만 '생선'이라 칭하고 다른 생선류는 고유 명칭으로 불린다. 그만큼 제주사람들이 옥돔을 가장 귀하게 여기고 선호했다는 뜻이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제주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