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화월드, 카지노 허가 미뤄지자 도민 일자리 철회 논란

도의회“안건 제출 규정 어겨” vs 람정 “경영계획 차질”
시민단체“사업계획에 도민 이익 반영 더 고민해야”

제주신화월드에 들어서는 가칭 YG타운의 조감도. ⓒ News1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이전 일정이 미뤄지자 사업자가 인턴·수습직원의 출근 보류를 비롯해 모든 채용 일정을 중단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도민 일자리를 볼모로 삼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신화월드 사업자인 람정제주개발㈜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전이 예정됐던 랜딩카지노가 도의회 의견청취 상정이 보류되면서 내년 1월 1단계 공식 개장이 불확실해졌다”며 “대규모 채용에 기여했는데 직원과 협력업체 등 총 3000여명의 근로자 생계가 곤란을 겪을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랜딩카지노 이전이 무산될 상황에 처하면서 경영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계획된 모든 채용 일정 잠정 중단 △임직원 대상 사내외 행사 전면 중단 및 연기 △인턴, 실습생, 수습직원 출근 보류 및 기간종료 후 채용 중단 △임직원 휴가 독려 통한 비용 절감 등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25일 제주시 노형동 제주 한라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주신화월드의 신규직원 채용행사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신화월드는 올해 하반기 1차 개장 전까지 호텔과 카지노, 테마파크, 경영지원 분야에서 근무할 신입사원 1260여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2017.5.25/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랜딩카지노 운영사인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제주도에 ‘랜딩카지노 영업소 소재지 변경과 영업장면적 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건 지난 5일이다.

변경 주요 내용은 하얏트리젠시호텔 내에서 운영되는 랜딩카지노를 제주신화월드 내 호텔앤리조트 지하 2층으로 이전하고, 영업장 면적을 기존 803.3㎡에서 5581.27㎡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신청서를 검토한 도는 ‘제주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상 카지노 영업장의 면적을 2배 이상 초과해 이전할 경우 변경허가 과정에서 도의회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음에 따라 14일 도의회에 의견 제시를 요청했다.

제357회 도의회 임시회 개회(15일)를 하루 앞둔 제주도의회는 안건 제출은 적어도 개회가 시작하기 10일 전 요청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안건 상정을 보류했다.

도 관계자는 “이미 12월 4일이 넘은 상태에서 5일 민원이 접수됐다. 그쪽(람정)에서도 이 절차를 알고 있을 것”이라며 안건 상정이 보류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전 일정이 늦어진 것에 대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탓을 하며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략을 철회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김동욱 제주도의원(바른정당)은 언짢음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카지노 이전 허가를 안해주겠다는 것도 아닌데 내년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청년들을 볼모로 도지사와 도의원들에게 협박을 하는 것처럼 들린다”며 “앞으로 카지노로 많은 수익을 얻게 될텐데 그에 상응하는만큼 도민들에게 환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어 “영업장 면적을 5580여㎡로 신청했지만 그곳에 위락시설 구역으로 지정된 면적이 1만600㎡이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카지노 면적을 지금 계획보다 더 확장할 수 있다”며 “다른 업체들도 카지노를 대형화하려고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호진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는 “사업 연기에 대한 분풀이를 도민한테 하겠다는건데 제주에 발을 딛고 있는 기업가로서 무책임한 행동이다. 절차를 제대로 갖추지도 않고 떼를 쓰는 꼴”이라며 “사업계획을 탄탄하게 해서 도민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게끔 고민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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