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동원의 고향' 인구 4명 미니섬 아십니까

섬속의 섬 추자도 부속섬 추포도와 횡간도
최연소 해녀도 배출…16톤 연락선이 배달부

제주시 추자면 소속 행정선 추자호(16톤)에서 바라본 추포도(왼쪽)와 횡간도. 추자도 부속섬인 추포도와 횡간도는 각각 1가구 4명, 5가구 7명이 사는 유인도다.ⓒ News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에서 북서쪽으로 53㎞떨어진 약 1시간30분 거리의 추자도는 2016년 기준 1093가구에 1906명이 사는 제주도의 부속섬이다. 크기나 인구 면에서 맏형 격이라 할 수 있다.

추자도는 1991년 4708명, 2000년 3284명, 2015년 2022명으로 젊은 세대가 섬을 떠나면서 점차 인구가 줄고 있다.

추자도는 상추자도, 하추자도, 추포도, 횡간도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 모두 42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추자도를 섬속의 섬이라고 부르니 추자도의 부속섬들은 '섬속의 섬속의 섬'이 되는 셈이다.

이 가운데 유인도 즉, 사람이 사는 섬은 다리로 연결된 상추자와 하추자를 제외하면 추포도와 횡간도 2곳이다. 추포도의 면적은 불과 0.1㎢, 횡간도는 0.602㎢다. 급격한 인구 감소 속에서 소수의 주민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저기 보이는 게 추포도, 바로 뒤가 횡간도예요"

제주시 추자면 소속 행정선 추자호(16톤) 선원이 가리킨 손 너머로 마치 오름이 바다에 떠 있는 듯한 형상의 작은 섬 2개가 보였다. 추자호가 추자도 상추자도 포구에서 출발해 40여 분 정도 지났을 때였다.

추자호 선원은 "날씨가 몹시 나쁜 날을 제외하면 월,화,목,금(하루 2번) 이렇게 일주일에 5번씩 부속섬을 찾아 생필품 등을 전달한다"라고 말했다.

기자가 추자호에 탄 지난 18일은 마침 추포도에 연료 수십 통을 전달하는 날이었다.

추포도는 외부에서 전력공급을 할 수 없어 자가발전기로 전기를 만든다. 추자호는 한달에 한번 이 자가발전기에 필요한 연료를 추파도 주민들에게 가져간다.

1가구 4명이 사는 제주시 추자도 부속섬 추포도에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이 보인다. 추포도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 지동원과 최연소 해녀 정소영씨의 고향이다.ⓒ News1

추포도에는 노부부와 아들, 며느리로 구성된 1가구 4명이 낚시꾼을 상대로 한 민박 등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추자도와 부속섬을 잇는 유일한 연락선 추자호 선장 황필운씨(49)와 선원 2명이 추포도 가족들이 미리 주문한 화장지, 소시지, 음료수 등의 생필품을 연료와 함께 선착장에 옮겼다.

생필품과 연료를 모노레일로 운반해야 할 만큼 가파른 지형에 지금은 4명이 사는 작은 섬 추포도.

이곳은 해외에서 제2의 차범근을 꿈꾸며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된 지동원의 고향이기도 하다.

하추자도 예초리 포구 북쪽 바다에 있는 추포도에 300여 년 전 터를 잡아 살기 시작한 게 지씨 문중이다.

제주 최연소 해녀로 언론에 소개된 정소영씨(35)의 고향도 이곳이다. 현재 추포도에 사는 4명이 정씨의 가족이다.

정씨는 전직 제주도 수영 대표 출신으로 2014년 29세에 해녀에 입문, 당시나 지금이나 가장 나이가 어린 해녀다. 추포도에 사는 그의 어머니도 해녀다.

횡간도 주민들과 추자호 선원들이 수확한 말린 톳과 미역 포대를 배에 옮기고 있고 사진 오른쪽에 외부인을 보고 반갑게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가 보인다.ⓒ News1

추포도를 떠나 4~5분 정도 배를 타 추자도의 또 다른 유인도인 횡간도에 도착했다.

5가구 7명이 사는 횡간도 선착장에서 외부인을 보고 꼬리가 떨어질 듯 흔들어대며 반기는 강아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추자호를 기다리던 횡간도 주민 2명이 말린 톳과 미역 10여 포대를 배에 넘겼다.

주민들이 수확한 톳과 미역 포대에는 제주뿐 아니라 경기도 등 전국 각지의 배달지 주소가 쓰여 있었다.

추자호 황필운 선장은 17년째 연락선을 운항하며 거의 매일같이 추포도와 횡간도의 교통수단, 때로는 배달부, 때로는 바깥 소식을 전하는 연락통이자 또 하나의 가족 역할을 해왔다.

30대 초반까지 외항선에서 일하다 17년 전 고향에 돌아온 거친 뱃사람이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면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연신 고개를 돌리는 수줍은 남자다.

황 선장은 "태어나고 자란 이 섬에서 주민들을 위해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라며 "사람을 치유하고 위안을 주는 추자도에 와 꼭 하룻밤을 머물다 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자도와 부속섬을 잇는 연락선 추자호 황필운 선장이 배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 선장은 30대 초반까지 외항선에서 일하다 17년 전 고향에 돌아와 추자호를 운항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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