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만장굴 발굴 역사 찾는다…부종휴 선생 기념사업 추진

탐방객들이 만장굴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제공) 2016.07.27 ⓒ News1
탐방객들이 만장굴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제공) 2016.07.27 ⓒ News1

(제주=뉴스1) 고경호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김홍두)는 만장굴 발견 70주년을 맞아 세계유산의 기틀을 마련한 고(故) 부종휴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기념사업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기념사업은 부종휴 선생과 꼬마탐험대의 만장굴 최초 탐험 일화를 알릴 수 있는 기념 조형물 설치와 부종휴 선생의 업적을 수집하고 발굴하는 사업이다.

만장굴 입구 주변에 설치 될 조형물에는 만장굴의 제1입구(시작)와 제3입구(끝)를 형상화해 부종휴 선생이 꼬마탐험대와 함께 동굴을 탐험한 일련의 과정이 담겨질 예정이다.

만장굴의 상징성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기존의 안내판도 함께 정비해 만장굴의 끝을 확인한 날인 10월5일에 맞춰 제막식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부종휴 선생의 생존 당시 업적 발굴을 위해 올해 연말까지 유족 소장 자료, 논문, 보고서, 신문 및 방송자료 등 부종휴 선생이 남긴 자료를 총정리하게 된다.

생존 당시 함께 활동했던 지인들의 구술채록 작업과 이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을 통한 관광자원 개발도 함께 진행된다.

김홍두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잊혀져가는 만장굴 탐험 일화를 널리 알려 탐방객들에게 교육적 볼거리를 제공하고, 세계자연유산의 기틀을 마련한 부종휴 선생의 업적을 기림과 동시에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학술연구, 기획전시, 홍보 등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46년 당시 김녕초등학교 교사였던 부종휴 선생(1926~1980)과 학생 30여 명으로 구성된 탐험대는 제대로 된 조명이나 장비도 없이 횃불과 짚신에 의지해 최초로 만장굴을 탐험했다.

이들은 단순히 탐험만 한 것이 아니라 조명반, 보급반, 측량반으로 역할을 나눠 동굴을 조사했다.

수차례에 걸친 탐험 끝에 오랜 세월 잠들어 있던 만장굴의 실체를 세상에 알렸다.

부종휴 선생과 꼬마 탐험대의 만장굴 탐사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험 정신을 발휘해 이뤄낸 놀라운 성과다.

탐험을 마친 부종휴 선생은 길다는 의미의 만(万), 만장굴 제3입구의 옛 이름인 ‘만쟁이 거멀’에서 ‘장(丈)’ 자를 따서 ‘만장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부종휴 선생은 만장굴뿐만 아니라 빌레못동굴, 수산동굴, 미약굴 등 제주의 많은 용암동굴을 직접 탐험해 그 가치를 세상에 알렸다.

또 한라산 곳곳을 누비며 330여 종의 식물을 직접 찾아내 한라산의 가치를 알리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uni0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