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들어온 것 같아요”…제주 동굴 피서객 급증
- 안서연 기자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33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용암동굴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제주도에는 100여개가 넘는 용암동굴이 있지만 대부분 출입이 통제되고 만장굴과 미천굴, 협재굴, 쌍용굴 등만 일반인에 공개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만장굴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어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의 이색 피서공간으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 따르면 이달 들어 만장굴 탐방객은 6만여명을 넘어섰으며 하루 평균 2000여명이 다녀가고 있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주말에는 5000명을 육박하는 탐방객이 다녀갔다.
센터 관계자는 이 추세로 증가하면 8월에는 하루 평균 6000여명이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람들이 만장굴을 찾는 이유는 총 길이 7416m, 최대 높이 25m로 제주에서 규모가 가장 커 내부 기온이 15도 내외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만장굴 내부에는 용암종유, 용암표석, 용암발가락 등 용암이 흘러가면서 만든 기묘한 형상이 곳곳에 펼쳐져 있고, 개방구간 끝 지점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용암석주(7.6m)가 있어 시원함뿐만 아니라 자연의 신비도 느낄 수 있다.
만장굴을 찾은 관광객 유지영씨(34·여·서울)는 “들어갈 때는 서늘한 기운을 느끼다가 나올 때는 춥다고 느껴질 정도로 시원하다. 마치 냉장고 속에 들어갔다 온 것 같다”며 “신비한 동굴의 분위기에 매료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겼다”고 말했다.
만장굴의 탐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개방구간인 제2입구에서 용암석주까지 1㎞ 가량을 걷는데 50분 정도가 소요된다. 간단한 겉옷과 손전등을 준비하면 더욱 유익한 탐방을 즐길 수 있다.
미천굴이나 협재굴, 쌍용굴은 만장굴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이가 짧기 때문에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바깥 온도보다는 훨씬 낮아 더위를 식히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동굴에서 시원함을 만끽하며 녹차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인기다.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다희연은 곶자왈을 개간해 만든 유기농 녹차밭으로, 곶자왈 속 천연동굴에 고즈넉한 공간(이브홀)을 마련, 음악과 차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이브홀에는 사방에 동공(텅 비어있는 굴)이 뚫려 있는데 가장 긴 곳은 30여m에 이른다. 이곳에서 박쥐도 볼 수있다.
무더운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동굴카페에는 평소보다 1.5배 증가한 300~400명의 도민과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으며, 단체 보다는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다.
동굴카페 내부 기온은 18도에서 20도 사이다.
한편 27일 오후 4시 현재 제주도 동부와 북부에는 폭염경보가, 서부와 남부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이날 제주공항에는 최고기온이 35.2도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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