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한’ 표류예측시스템…추자도해역 거센 조류 간과

조류 흐름 간과한 잘못된 예측 결과로 초기 수색 실패

돌고래호 전복사고 당일인 5일 오후 7시 40분, 9시 10분, 11시 20분 국립해양조사원의 수치조류도에 나타난 사고해역.ⓒ News1
돌고래호 전복사고 당일인 5일 오후 7시 40분, 9시 10분, 11시 20분 국립해양조사원 수치조류도에 나타난 추자도 사고 해역. ⓒ News1
돌고래호 전복사고 당일인 5일 오후 7시 40분, 9시 10분, 11시 20분 국립해양조사원 수치조류도에 나타난 추자도 사고 해역.ⓒ News1

(제주=뉴스1) 현봉철 기자 =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시어선 돌고래호의 초기 수색 실패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표류예측시스템이 추자도 해역의 조류 흐름을 간과한 결과를 내놓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9시 3분에 사고 신고를 접수받은 제주해경은 오후 11시 3분께 국립해양조사원에 표류예측시스템을 이용해 예상 위치를 예측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표류추적시스템이 가동되던 중 오류가 발생, 해경은 오후 11시 19분께 국립해양조사언에 시스템 정상가동을 요청해 6일 오전 1시 30분께 결과를 통보받았다.

해경은 이 결과와 추자도 근해의 국지적 와류, 표류예측시스템이 틀릴 가능성 등을 고려해 추자도 해역을 9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 계획을 수립했다.

해경은 사고지점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수색범위를 확장하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조류의 방향과 유속, 해류, 기상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표류된 선박 및 실종자의 위치를 찾는 국립해양조사원의 표류예측시스템을 근거로 수색을 벌였다.

이에 따라 해경은 돌고래호의 항적신호가 끊긴 지점에서 동북쪽 방향으로 수색을 집중했다.

하지만 돌고래호는 이로부터 11시간 정도 뒤인 6일 오전 6시 25분께 추자도 남쪽 무인도인 섬생이 남쪽 1.1㎞ 해상에서 전복된 채 다른 어선에 발견됐다.

결과적으로 표류예측시스템에 따라 엉뚱한 곳을 수색한 꼴이 된 것이다.

표류예측시스템이 빗나간 원인으로는 당시 사고해역의 조류를 과소평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의 수치조류도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시각으로 추정되는 5일 오후 7시 38분께 사고 해역의 조류는 남동쪽으로 흐르고 있다. 이후 수색이 이뤄지는 오후 9시 10분과 11시 10분의 조류 방향도 남동쪽이다.

소형 선박이 침몰했을 때 표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조류의 흐름이 남쪽과 남동쪽이었지만 국립해양조사원은 북동쪽을 표류방향으로 예측했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조류의 성분만을 나타내는 수치조류도와 달리 표류예측시스템은 바람의 방향과 해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뤄진다”며 “당시 조류의 세기 등을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이 조류의 흐름과 세기 등을 과소평가해 예측이 이뤄졌다면 초기 수색 실패의 결정적인 원인은 시스템 오류와 함께 예측 과정 자체에서의 잘못된 계산이라는 지적이다.

추자지역 주민들 상당수도 사고 해역의 조류가 빠르고 거세 표류 방향을 잘못 예측했다는 말을 전하고 있다.

추자 주민 김모씨(54)는 “사고 시간은 썰물시간대로 동풍이 불었다고 하더라도 배가 물속에 잠겨 있기 때문에 조류를 따라 흘러갔을 것”이라며 “조류를 타고 남동쪽으로 떠내려가다 밀물로 바뀌면서 밀물에 따라 남서쪽으로 올라와 섬생이섬 근처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h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