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부사장 "제주직원 자살사건 책임 통감"
- 이상민 기자
(제주=뉴스1) 이상민 기자 =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을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동양증권 여직원의 빈소를 방문한 서명석 동양증권 부사장(52)이 유족측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직원 죽음의 원인이 회사에 있음을 시인했다.
목숨을 끊은 동양증권 제주지점 직원 고모(42·여)씨의 오빠는 4일 본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서 부사장이 지난 3일 빈소를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 부사장은 고씨의 죽음이 회사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유족들의 질문을 받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답했다.
또 서 부사장은 "고씨는 부도덕한 일을 절대로 한적이 없다"며 "고씨는 누구보다도 성실히 일했으며 직장상사와 동료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다"고 말했다.
고씨의 오빠는 "동생은 책임감이 강해 고객들에게 죄스러움과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회장을 원망했었다"고 전했다.
동양증권 사내에서는 고씨를 애도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동양증권 제주지점 직원들은 가슴 한쪽에 '근조' 리본을 달고 업무를 봤다.
허 윤 동양증권 제주지점장은 "고씨는 정직하고 책임감이 강했다"며 "직원 모두 고씨의 죽음을 애통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동양증권 사내망에는 고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게시판이 개설돼 추모 글이 잇따르고 있다고 허 지점장은 덧붙였다.
지난달 23일부터 동양증권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간 후 부터 심적으로 괴로워했던 고씨는 지난 2일 오후 3시9분께 제주시 신촌리 도로변에 주차된 자신의 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씨는 가족 말고도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에게 유서 한통을 더 남겼으며 유서에는 "회장님 제 고객님들 (돈) 전부 상환 꼭 해주십시오"라는 내용이 담겼다.
lees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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