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정치인] 인천시의회 김기홍 부의장

“지난 1991년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 어느덧 21년이 지났습니다. 제대로 된 지방자치, 지방분권을 이뤄내는 것이 제 정치 철학이자 목표입니다.”

인천시의회 김기홍 부의장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민주화세대가 그렇듯이 김 부의장도 순탄한 대학 생활을 보내지 못했다. 1993년 결국 그는 대학생활을 뒤로하고 인천으로 내려와 송영길 인천시장이 만든 택시노동조합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뛰어 들었다.

그에게 있어 청년기의 치열했던 학생운동 경험은 노동운동에 발을 들여 놓게 만든, 인생의 한 축을 뒤흔든 사건이었다.

2002년 제도권 정치에 나선 이후에도 이러한 경험이 자연스럽게 지역 주민을 위한 정치를 하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지방 자치시대가 21년이 지났지만 `인천은 서울의 변방`이라는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김 부의장은 인천이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천 시민의 정주의식 정립이 필요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민의 입장에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기홍 부의장과의 일문일답.

-시의원으로서 현재 인천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대부분 사람들이 인천시 재정위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또한 인천시 교육 문제를 지적한다.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와 도시철도2호선 완공 등 인천은 현재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서해에 위치한 인천은 분단의 상징, 전쟁의 바다, 긴장의 바다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이를 평화의 바다, 화해의 바다로 만들어야 한다.

새얼문화재단 지용택 이사장은 ‘인천에 좋은 사람이 많이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말에 적극 동감한다. 인천은 서울의 변방이 아닌 동북아시아의 중심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물질적, 제도적 요소도 필요하지만 ‘좋은 사람이 많이 살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인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원로그룹은 많지만 이를 뒷받침할 중견그룹의 활동이 미진하다. 중견그룹의 활동을 이끌어내 `인천에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을 살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주의식을 갖춘, 인천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들이 많아질 때 당면한 인천의 각종 문제가 풀릴 수 있다. 인천이 중심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필요한 것은 좋은 정책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현재 인천은 정신적 가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역주민을 위해 이뤄낸 성과는 있는가.

▶남동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여성·아동·교육·보육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2010년 인천시의회에 부의장이라는 직책을 맡은 이후 인천교육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이에 학교장, 일선교사, 학교운영위원회와의 만남을 통해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학교비정규직 문제를 의회차원에서 다룰 수 있게 했으며 뜨거운 감자였던 ‘학습선택권조례’가 통과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애써왔다.

또한 남동, 부평, 계양 지역의 쟁점사항이었던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의 구조적 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도로를 건설하는데 힘썼다. 특히 국토해양부의 유료화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지역주민의 생활권 침해와 인천대공원의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도로건설에 대한 감시를 통해 이 사업에 대한 전면백지화를 이끌어 냈다.

-풀뿌리 정치의 기본은 지역민심을 기반으로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기회가 된다면 시의정 활동 하반기에는 평의원으로서 문화복지위원회를 상임위로 배정받고 싶다. 남동구 지역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차상위 계층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사회적 약자인 노인, 여성, 아동,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삶을 안전하게 영위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고 싶다. 특히 서창도서관, 소래도서관처럼 아파트 단지 내에 ‘작은도서관’을 설립, 아이와 엄마가 함께 놀고 대화하는 공간을 마련하는데 앞장설 예정이다. 아울러 간석동에 마련된 인천시노인종합복지관 같은 노인들이 편안하게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시설을 확대해 나가고 싶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보육과 관련해서도 보육의 질을 근본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현재 열악한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개선에 앞장 설 계획이다. 재정적 어려움이 있지만 중·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해 보육교사들에게 처우개선에 대한 의지가 전달된다면 교육적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는 결국 우리 아이들에 대한 보육의 질이 한 단계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올해 시의회 의정활동을 하면서 이뤄낸 성과는.

▶지난 2년 의정활동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마련에 힘써왔다. ‘학습선택권조례’ ‘여성 수영장 할인과 관련한 조례’ 등을 마련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했다. 특히 시의회 차원에서 좀 더 배려가 필요한 곳에 정책과 예산이 배정될 수 있게 했다.

2년간 교육위원회를 겸직하면서 인천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섰다. ‘학습선택권조례’를 비롯해 ‘비정규직처우개선’, ‘학교폭력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등 교육 정책을 바로잡아 왔다. 학력신장도 중요하지만 실제 학교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개선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시의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게 6대 시의회가 지난 시의회들에 비해 달라진 점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시의회 의정활동을 통해 이뤄내고 싶은 것은.

▶제일 역점을 두고자 하는 것은 인천교육 문제 해결이다. 학력을 높이고 명문고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는 게 아니라 학교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일선 교사들은 과중된 업무로 인해 학교폭력 등 문제 발생시 이를 적절히 대처해 나갈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다.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학교인권조례’가 필요하다. 교육의 질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으려면 학교 현장 중심의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활동을 펼치고 싶다. 그동안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로 인해 상당 부분 개선됐지만, 아직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에 대한 보호책은 여전히 미비한 상황이다. 지역 주민들의 삶에 밀착해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이 바로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프로필1967년 10월30일생

▲학력-성균관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2002)

▲주요경력-인천광역시의회 제6대(1기) 기획행정위원회 위원(2010~현재)-인천광역시의회 제6대(1기) 교육위원회 위원(2010~현재)-인천광역시의회 제6대(1기) 부의장(2010~현재)-재정경제부 의정지원 팀장(2006~2008)-제4대 인천광역시 남동구의회 의원(2002~2006)

jjujul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