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반년간 환자 4명 사망' 인천 정신병원 진료기록 등 압색(종합)
유가족 고소로 수사 착수…6일 오전부터 압수수색 진행
인권위도 병원장 중수청 고발…"감금, 가혹행위 등 혐의"
- 박소영 기자, 유채연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유채연 기자 = 반년 동안 입원 환자 4명이 잇따라 숨진 인천의 한 정신의료기관에 대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병원 내 의료인력 부재와 불법 격리·강박 등 인권침해 사실을 확인하고 병원장을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중대범죄수사청에 고발했다.
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미추홀구 A 정신의료기관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월 A 병원에서 숨진 환자 1명의 유가족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병원장 등을 상대로 수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후 현재 압수수색은 계속 진행 중이며, 경찰은 수사관 5명을 투입해 진료기록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이 병원에서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입원 환자 7명이 119구급대를 통해 다른 병원으로 응급 이송됐으며, 이 가운데 4명이 숨졌다. 사인은 각각 외상성경막하출혈과 질식, 위장관출혈 의증, 이물에 의한 기도폐쇄가 원인이 된 다발성장기부전이었다.
인권위 조사 결과 사망 당시 해당 병동이나 병원 전체에 의료인이 배치되지 않았거나 즉각적인 의료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B 씨는 지난 1월 격리·강박실에 있다가 병원에 의료인이 한 명도 없던 새벽 시간 간호조무사에게 심정지·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B 씨는 2일 전 낙상해 입은 찰과상이 있었으며 입 안에는 다량의 음식물이 확인됐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외상성경막하출혈로 숨졌다.
지적장애와 조현병이 있던 C 씨는 다른 환자의 음식을 빼앗아 먹는다는 이유로 외부 잠금장치가 설치된 병실에서 약 325일간 생활했다. C 씨는 지난 2월 직원이 배치되지 않은 1인 병실에서 심정지·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돼 질식으로 숨졌다.
조현병 환자 D 씨 역시 지난 3월 의료인이 없는 시간대 심정지·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위장관출혈 의증으로 숨졌다. 알코올의존증후군 환자 E 씨는 지난 6월 다른 환자들과 컵라면을 먹다가 음식물이 기도에 걸려 쓰러졌다. 당시 같은 병동에 직원이 없어 다른 입원 환자가 가장 먼저 심폐소생술과 하임리히법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E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흘 뒤 숨졌다.
병원의 인력 운영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인권위 조사 당시 본관 2·5층과 신관 2층에는 하루 종일 병원 직원이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았으며,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는 간호조무사 1명과 보호사 1명이 병원 전체를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간 환자를 부당하게 격리한 사례도 드러났다. 자폐성 장애인 F 씨는 다른 환자의 커피를 빼앗는다는 이유로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약 200일 동안 이중 잠금장치가 설치된 병실에서 생활했다. 이 과정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지시나 격리 사유 등에 관한 진료기록도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간호조무사와 보호사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지시 없이 환자를 격리·강박하거나, 의료진의 현장 지시 없이 전화로 지시를 받아 이를 시행한 사례도 확인됐다. 인권위는 이 같은 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 등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병원장을 업무상과실치사와 감금, 가혹행위,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기록보존 의무 위반 등 혐의로 중수청에 고발했다. 간호조무사와 보호사도 의사 지시 없이 환자를 격리·강박한 혐의(정신건강복지법 위반)로 고발했다.
또 미추홀구보건소에는 병원에 대한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검토하도록 하고, 보건복지부에는 정신의료기관에서 의료인의 적절한 지시·감독 없이 격리·강박이 이뤄지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병원 관계자들을 조사해 환자 사망 경위와 병원 측의 관리·감독상 과실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다"며 "압수한 물품 등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imsoyou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