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해안순환도로서 도둑게 잇단 로드킬…환경단체 "생태통로 급하다"

일명 '스마일게'라고 불리는 도둑게는 육지와 해양을 오간다.(인천녹색연합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2026.9.10/뉴스1
일명 '스마일게'라고 불리는 도둑게는 육지와 해양을 오간다.(인천녹색연합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2026.9.10/뉴스1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 영종도에 새로 개설된 해안도로에서 산란을 위해 이동하는 도둑게가 잇따라 차량에 치여 죽자 환경단체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천녹색연합은 10일 성명을 내고 "지난 7월 개설된 영종해안순환도로 청라하늘대교~미단시티 구간에서 도둑게가 대규모로 로드킬을 당하는 현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구간은 길이 2.99㎞, 왕복 2차로 도로로 지난 7월 개설됐다. 인천녹색연합은 영종구 주민의 제보를 받고 지난달 두 차례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도로 곳곳에서 차량에 치여 죽은 도둑게 사체와 흔적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과정에서 도둑게가 차량에 치이는 모습도 목격했다.

도둑게는 평소 만조선보다 높은 육지의 숲이나 굴에서 생활하지만 산란기에는 새끼를 바다에 풀어놓기 위해 해안으로 이동한다.

특히 매년 7~9월 보름달이나 그믐달이 뜨는 사리 기간 야간 만조 때 알을 품은 암컷들이 바다로 이동하는 '유생털이'가 집중된다.

환경단체는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도둑게가 바다로 이동하려면 새로 개설된 도로를 건너야 해 로드킬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연구에서는 로드킬로 희생되는 도둑게 대부분이 유생털이를 위해 이동하는 암컷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현재 해당 도로는 인천시 종합건설본부가 관리하고 있으며 아직 준공 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녹색연합은 준공 전 생태통로 등 도둑게의 이동을 보장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도로에 로드킬 주의 안내판과 현수막을 설치하고, 도둑게가 차량을 피해 이동할 수 있도록 수로형·터널형 생태통로와 유도 울타리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또 도둑게 산란기인 6~9월 중 사리 기간에는 유생털이가 집중되는 일몰 이후부터 자정까지 인근 도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거나 서행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인천녹색연합은 "해당 도로는 건설 과정에서도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 서식지 훼손 문제로 논란이 된 바 있다"며 "해안가 개발 과정에서 생물의 서식지와 이동 경로가 제대로 고려되지 않으면서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안과 갯벌, 육지를 하나의 연결된 생태계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인천시는 도로 건설 과정에서 생태계 훼손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도둑게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