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인데 물품 대신 사달라"…243억 뜯은 '노쇼 사기' 일당 구속
공공기관·군부대 등 사칭해 대리구매 유도 7명 베트남서 국내 송환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베트남에 거점을 두고 관공서나 군부대 관계자를 사칭해 국내 소상공인 630여명으로부터 243억여원을 가로챈 이른바 '노쇼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사기와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40대 총책 A씨 등 범죄조직원 7명을 국내로 송환해 전원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 등은 최근 수개월간 베트남 박닌성에 거점을 두고 국내 소상공인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공공기관이나 군부대 관계자 등을 사칭한 뒤 물품 대리구매를 요청해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관공서 등의 계약은 신뢰도가 높고 소상공인들이 대량 주문을 쉽게 거절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630여명이며 피해액은 243억여원에 달한다.
이들은 구청 공무원이나 대학교 관계자를 사칭해 질식소화포와 리튬이온 소화기 등 소방안전용품을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구하거나, 제조업체에 납품 계약을 제안하면서 고철 등의 대리구매를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정당 관계자를 사칭해 음식점에 단체 예약을 한 뒤 와인을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구하거나, 군부대·발전소 관계자인 것처럼 속여 햄버거 패티와 핫팩, 소화기 등을 구매하도록 한 사례도 있었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특정 업체를 안내한 뒤 해당 업체로 물품 구매대금을 먼저 송금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국가정보원, 베트남 사법당국과 공조해 현지에서 A씨 등 조직원들을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조직으로부터 탈출한 한국인 3명도 무사히 귀국시켰다.
경찰은 A씨 등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는 한편 추가 범행 여부와 은닉 재산을 추적해 범죄수익 환수도 추진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관공서나 기업에서 특정 물품의 대리구매나 선입금을 요구하는 사례는 없다"며 "실제 공무원 등의 이름과 직위를 사칭하기도 하는 만큼 이 같은 전화를 받으면 거래 전 해당 기관의 대표전화로 사실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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