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 7세' 20대 여직원 성폭행·임신시킨 60대 "죄송합니다"(종합)
피해자父 "딸 배 불러 임신 알았다…사건 이후 직장 그만둬"
장애인단체 "고용관계상 지위 악용…구속·엄중 처벌 촉구"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20대 지적장애인 여성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장애인 준강간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 씨는 12일 오후 2시쯤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 씨가 나타나자 현장에 있던 피해자 B 씨의 아버지는 "얼굴 좀 보자"며 욕설을 하기도 했다.
A 씨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아직도 합의에 의한 관계라고 주장하나', '피해자가 아직 어린데 양육은 어떻게 책임질 건가', '휴대전화는 왜 바꿨나' 등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어 '피해자를 산부인과에 왜 데려갔나', '성폭행 혐의는 인정하나'라는 질문에 "죄송합니다. 할 말 없습니다"라고 말한 뒤 영장심사장으로 들어갔다.
A 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영장심사에 앞서 인천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장애인성폭력상담소는 이날 인천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씨에 대한 구속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임채영 장애인성폭력상담소 팀장은 "장애인 노동자와 사업장 관리자 사이에는 고용관계에 따른 지위와 권력의 차이가 존재한다"며 "특히 지적·발달장애인은 피해 상황을 인지하거나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을 개인 간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왜 장애인이 일하는 사업장에서 이러한 성폭력 범죄가 발생했는지, 사업장 내부의 관리·감독과 신고·권리구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원에 사건의 중대성과 피해자 보호 필요성을 고려한 판단을 요구하는 한편 수사기관에는 사건 전모 규명과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 B 씨의 아버지는 딸의 임신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과정과 이후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경위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 3월 말 딸의 봄옷을 사주기 위해 함께 지하상가를 찾았다가 딸의 배가 불러 있는 모습을 보고 임신 사실을 의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B 씨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가족은 처음엔 동네 남성들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이후 유전자 검사에서 친자 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가족은 다시 피해 경위를 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B 씨가 근무했던 장애인 고용 사업장의 전 간부 A 씨가 피의자로 지목됐다.
B 씨의 아버지는 A 씨가 임신 사실을 확인한 뒤 삼촌인 것처럼 신분을 속여 낙태를 시도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B 씨의 휴대전화를 바꿔치기한 뒤 초기화했다고 주장했다.
B 씨의 아버지는 사건 이후 딸과 아이를 돌보면서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웠고 결국 지난달 1일 직장을 그만뒀다고 밝혔다.
B 씨는 지적장애 2급이고 인지능력 7살, 자기방어 수준은 4세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B 씨의 아버지는 B 씨가 혼자 아이를 양육하기는 어려운 상태여서 돌봄 인력과 가족들이 함께 아이를 돌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 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떠한 사과나 피해 복구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두 번 다시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A 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올해 6월까지 인천 일대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20대 여성 B 씨를 여러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장애로 인해 항거불능 또는 항거 곤란 상태에 있는 B 씨를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B 씨와 합의해 성관계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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