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42개 규모 인천 쿠팡 물류 집어삼킨 불…어디서 시작됐나
6층 발화만 확인…전기배선·자동화 설비 등 완진 뒤 합동감식
- 유준상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축구장 42개 규모의 인천 쿠팡32물류센터를 집어삼킨 불을 두고 구체적인 발화 지점과 원인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30시간 넘게 이어진 불길과 고열로 현장 접근조차 어려워 정확한 원인은 완진 뒤 합동감식을 거쳐야 드러날 전망이다.
1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전날 오전 6시54분께 물류센터 6층에서 시작돼 건물 외벽을 타고 7층까지 번졌다. 그러나 6층 내부에서도 어느 지점에서 최초로 불이 났는지는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
불이 장시간 이어지면서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공간에 소방대원과 조사관이 접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에는 짙은 연기와 고열이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 랙과 구조물까지 무너져 현장 보존 상태를 확인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장 안팎에서는 전기적 요인이나 자동화 설비 이상 등 여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특정 원인을 뒷받침할 만한 공식 발표나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소방당국도 발화 원인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불을 완전히 끈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합동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감식에서는 폐쇄회로(CC)TV 영상과 자동화 설비 운행 기록, 전기 배선 상태 등을 분석해 최초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을 추적할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클러와 화재경보기 등 소방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초기 불길이 어떤 경로를 통해 확대됐는지도 규명해야 할 대목이다. 다만 화재가 장시간 이어진 만큼 발화 지점 주변의 증거가 훼손됐을 가능성도 있어 원인 규명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발화 원인과 별개로 불길이 빠르게 번지고 진화가 장기화한 배경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
불이 시작된 6층은 높은 선반을 3단으로 설치한 대형 물류창고다. 선반에는 생활용품을 비롯해 종이상자와 비닐 포장재, 플라스틱 제품 등 불에 타기 쉬운 물품이 다량 적재돼 있었다.
선반 사이로 불길이 파고들면서 겉불을 잡더라도 적재물 내부에 남은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상황이 반복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빽빽하게 설치된 선반과 쌓여 있는 상품도 소방대원의 진입과 방수 작업을 가로막았다.
건물 양쪽에 설치된 차량용 램프를 통해 유입되는 바람도 화재 양상을 키운 변수로 꼽힌다. 소방당국은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불길이 다른 구역이나 하부층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5층으로의 연소 확대를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연면적 29만 9000㎡에 달하는 건물 규모도 진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건물 내부가 넓고 적재된 가연물이 많아 정확한 발화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는 진화 작업을 마친 뒤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yoojoons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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