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연기 퍼진 인천…쿠팡 물류센터 화재에 주민들 "창문 닫아도 불안"
일부 주민, 아이 데리고 거주지 벗어나…"밤새 진화 지켜보겠다"
소방당국, 포방사·무인파괴방수차 등 특수장비 동원 화재 진압
- 유준상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집 창문을 다 닫았는데도 혹시 연기가 들어올까 봐 겁이 나요."
18일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치솟은 검은 연기가 바람을 타고 북동쪽인 석남동과 가정동, 청천동 일대로 확산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아이를 데리고 집을 떠났고, 창문을 닫은 채 "밤새 진화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화재 현장에 가까워질수록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검은 연기 기둥은 수백 미터 높이까지 치솟았고, 북동풍을 타고 주거지역 상공으로 길게 퍼져나갔다.
물류센터에서 불과 수㎞ 떨어진 가정동과 청천동 상공에도 회색빛 연기띠가 드리워졌고, 주민들은 연신 하늘을 올려다보며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해구도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화재로 연기와 분진이 다량 발생하고 있으니 인근 주민과 취약계층 시설에서는 창문을 닫고 외부 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안내했다.
석남동 주민 이모 씨(56)는 "집 창문을 모두 닫았는데도 혹시 연기가 들어올까 불안했다"며 "딸과 함께 연기가 번지는 반대 방향으로 나왔다. 밤새 불을 끈다고 하는데 언제 집에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북동쪽인 가정동에 거주하는 송모(47)씨는 "바람을 타고 연기가 계속 이쪽으로 오는 것 같아 아이들을 밖에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창문을 닫아도 혹시 유해물질이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불길보다 연기를 오래 마시게 될까 봐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이날 오전 6시 54분께 인천시 서해구 석남동에 있는 연면적 29만 9000㎡의 지상 8층짜리 쿠팡 32물류센터 6층에서 시작됐다.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돼 전국의 소방력이 총동원됐지만 진화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발화 지점인 6층에서 시작된 불이 건물 외벽을 타고 7층까지 번지면서 밤샘 진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물류센터는 커다란 면적에도 불구하고 6층 사방의 외벽 창문에서 검은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오후 3시 15분 발령된 국가소방동원령에 따라 서울·경기·충북·충남·강원에서 지원 나온 고가사다리차와 무인 소방 로봇을 비롯해 현재 장비 169대와 소방관 등 인력 480명이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발화 지점인 6층은 연면적이 넓은 데다 내부에는 각 렉크마다 가연물인 생활용품들이 적재돼 있어 연기와 고열로 시야 확보와 접근이 어려운 상태다.
소방당국은 건축구조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대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무리한 내부 진입보다는 건물 측면 램프 구역 등을 활용한 진압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저녁에는 대용량 포방사시스템, 무인파괴방수차 등 특수장비를 동원해 화재 진압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대용량 포방사시스템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인근 수원을 신속히 확보하고, 장비 설치 장소가 결정되는 즉시 경찰과 협력해 주변 도로와 현장 접근을 통제하기로 했다. 야간 진압작업에 대비해 조명차도 배치한다.
경찰은 줄줄이 도착하는 물탱크 소방차와 교통 상황, 현장 통제를 위한 지원 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인천 서부경찰서 경찰서장이 현장 지휘를 하는 가운데 경찰관 85명을 투입하고 재난상황실 운영에 나섰다.
yoojoons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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