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 들리는 귀가 뇌를 위협"…치매 예방의 첫걸음은 '난청 치료'

선우웅상 길병원 교수 "치매 위험요인 1위 '난청'…방치 시 인지기능 저하"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난청이 단순히 나이 들며 겪는 불편함이 아니라 치매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조기 진단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선우웅상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9일 "난청은 예방 가능한 치매 위험요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이라며 "청력 관리는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인지 건강을 지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난청은 흔히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지지만, 최근 연구들은 난청이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이는 강력한 요인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중년기에 시작된 청력 저하는 이후 인지기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 교수는 난청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이유로 뇌 자극 감소를 꼽았다.

그는 "청각 자극이 줄어들면 뇌의 청각피질과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의 활동도 감소하게 된다"며 "사용이 줄어든 뇌 영역은 점차 위축되고, 이러한 변화가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청력이 떨어지면 말소리를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인지 자원을 사용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기억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인지 기능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난청이 사회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대화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과의 교류가 줄고, 이는 치매 위험을 높이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선 교수는 "난청은 감각기관의 문제를 넘어 뇌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난청은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다. 나이나 유전적 요인은 바꿀 수 없지만, 난청은 적절한 개입을 통해 진행을 늦추거나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청력검사가 중요하다. 이상이 발견되면 소음 노출을 줄이고 중이염 등 이비인후과 질환을 적절히 치료해 청력 저하의 진행을 최소화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보청기 착용을 통해 청각 기능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보청기 사용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물론 난청을 교정한다고 해서 치매를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치매는 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 고혈압, 당뇨병, 흡연, 운동 부족, 비만, 과도한 음주, 사회적 고립, 수면 부족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선 교수는 "완전한 치료가 어려운 질환일수록 예방이 중요하다"며 "난청은 조기에 발견하고 교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위험요인인 만큼 지금 자신의 청력을 점검하는 것이 미래의 인지 건강을 지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yoojoons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