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밀고 온 89세 노부부, 발길 돌린 유권자…투표장의 오후 풍경

"여야 떠나 진실·정직한 일꾼 선택받아야" 이구동성
기표소 탁자에 투표용지 놓고가 무효표 처리 사례도

제9회 전국지방동시선거 인천 지역 투표장인 구월1동 행정복지센터로 향하는 유권자들 / 뉴스1 ⓒ News1 유준상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제9회 전국지방동시선거 투표일인 3일 오후 3시 인천 남동구 구월1동 행정복지센터. 투표 마감까지 아직 3시간이 남은 시간이지만 투표소 안팎은 꾸준히 유권자들의 발길로 채워지고 있었다.

시민들은 신분증을 손에 쥔 채 안내 표지판을 따라 차례로 입장했고, 참관인들은 투표함과 기표소 주변을 살피며 투표 과정을 지켜봤다. 기표를 마친 시민들은 한결 가벼운 표정으로 투표소를 빠져나왔다.

올해 89세인 조 모 씨는 연로한 아내를 휠체어에 태운 채 투표소를 찾았다. 그는 "인천시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으러 왔다"며 "여야를 떠나 진실하고 정직한 일꾼이 선택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투표권을 행사한 조 씨는 다시 휠체어 손잡이를 잡고 투표소를 나서면서도 "투표는 꼭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투표소 밖에서 만난 이 모 씨는 "후보들이 진심으로 나라와 지역을 위해 나섰는지 살펴봤다"며 "당장의 행동이 가식인지 진심인지 구분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인 만큼 자신보다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제9회 전국지방동시선거 투표장인 인천 구월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 뉴스1 ⓒ News1 유준상 기자

참관인들은 기표소와 투표함 주변을 수시로 확인하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이날 구월1동 제1투표소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비롯해 개혁신당, 자유와혁신, 무소속까지 16명의 참관인들이 오전·오후로 나뉘어 투표 과정을 지켜봤다.

한 참관인은 "오늘 어떤 유권자가 기표하고 투표용지를 기표소 책상 위에 그대로 두고 나갔다"며 "결국 해당 투표지는 무효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소한 실수 하나가 한 표를 잃게 만들 수 있는 만큼 끝까지 안내에 신경 쓰고 있다"며 "투표 종료 시각까지 공정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할 투표소가 아닌 투표소를 잘못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시민도 있었다.

백 모 씨는 "여기서 투표하는 줄 알고 왔는데 만월초등학교로 가야 한다고 하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은 뒤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이번 인천시장 선거는 원내대표를 지낸 민주당 박찬대 후보와 사상 첫 3선 시장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 개혁신당 이기붕 후보가 맞붙는다.

인천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으로 공석이 된 계양을을 비롯해 두 곳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지고 있다.

또 다음 달 예정된 행정체제 개편으로 기존 2군·8구 체제에서 2군·9구 체제로 바뀌는 만큼 새롭게 출범하는 검단구·영종구·제물포구의 첫 대표를 뽑는 선거이기도 하다.

오후 4시 기준 인천의 투표율은 52.0%로, 지난 8회 지방선거 동시간대 투표율인 41.5%보다 8.3%p 높게 기록됐다.

yoojoons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