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원정소각' 반발에…공공소각장 정비 때 직매립 한시 허용

연 16만톤 허용…수도권매립지 있는 인천 시민단체 등 반발

수도권매립장(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2022.2.7/뉴스1 ⓒ News1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로 타 지역이 폐기물 처리 부담을 안게 되자 정부가 공공소각장 정비 기간 동안에만 예외적으로 직매립을 허용했다. 다만 예외적 직매립 허용량이 과거 매립량의 30% 수준이라 인천에서는 '법 개정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지난달 운영위원회를 열어 수도권 공공소각장 정규 정비 기간에 생활폐기물을 직매립할 수 있도록 의결했다고 1일 밝혔다.

수도권 생활폐기물의 충청, 강원 민간 소각장 등으로의 반입이 시작된 이후 지역이 반발하는 등 갈등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조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근거는 지난해 12월 30일 제정된 기후부의 '생활폐기물을 바로 매립할 수 있는 경우에 관한 고시'다. 이 고시에는 '폐기물처리시설의 보수 및 재난으로 인한 가동 중지로 인해 처리가 곤란한 생활폐기물의 경우에는 직매립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수도권의 예외적 직매립 허용량은 연간 16만 3000톤이다. 지자체별로는 서울 8만 2300톤, 경기 4만 5400톤, 인천 3만 5500톤이 할당됐다.

이는 최근 3년간 수도권매립지에 묻힌 연평균 직매립량(52만4000톤)의 약 31% 수준이다. 올해부터 수도권 지역의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됐지만 예년의 30% 정도는 직매립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인천시 관계자는 "작년 12월 기후부 고시에는 '보수'가 명시돼 있으며, 여기에는 공공소각장 정비도 포함된다"며 "즉 이번에 새롭게 시행하는 게 아닌 직매립 금지 시행 전 4자 협의체에서 정해진 규정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소각장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통상 매년 상·하반기 각각 한 차례씩 정비를 하는데, 정비 기간은 1회에 20~40일 사이에서 소각장 재량에 따라 정한다.

인천 공공소각장 중 한 곳인 송도소각장의 상반기 정비 기간은 3월 30일부터 5월 6일까지다. 폐기물 반입 중지에 따라, 인천시는 민간 소각장을 비롯한 외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처리하고 나머지 양은 수도권매립지로 보내겠다는 방침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계자는 "예외적 직매립 허용량이 마련됐다고 정비 기간 모두 매립지로 보내는 건 아니다"라며 "각지자체가 여건에 맞춰서 운영하되 민간 소각설비를 최대한 활용하고 부득이한 양만 매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매립지가 있는 인천에서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나온다. 수도권매립지 문제해결 범시민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기후부는 공공소각시설 정비를 명분으로 스스로 '직매립 금지' 원칙을 뒤집었다"며 "정부의 준비 부족을 주민들의 희생으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천경실련 관계자도 "이미 작년 12월 4자 협의체를 통해 '예외적 허용' 기준이 마련됐을 때부터 우려를 표하며 이의를 제기했다"며 "정비 기간 직매립 허용은 예외적 적용을 나쁘게 쓴 사례"라고 반발했다.

yoojoons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