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습관이 심장질환 키운다…이상 신호 간과 말아야"
최창휴 가천대 길병원 교수 "오랜 시간 서서히 질환 진행"
고된 육체 노동은 심장 운동 아냐…유산소 운동이 효과적
- 유준상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심장질환은 흔히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고 생각하기 쉽다. 외부 쇼크로 인해 느닷없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멀쩡하던 사람이 전조 증상 없이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도 낯설지 않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심장은 어느 날 갑자기 나빠져서 질환이 생기는 게 아니라는데 의견이 모인다. 심장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간과하지 않고 평소 심장 건강을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창휴 가천대 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와 심장질환의 위험 신호부터 생활 속 관리와 대처법 등을 알아본다.
중장년 심혈관질환이 위험한 이유는 증상을 참고 넘기는 습관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심장 혈관은 탄력을 잃고 딱딱해지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이 있을 경우 훨씬 큰 부담을 심장에 안긴다.
"조금 쉬면 괜찮겠지", "나이 들면 다 그렇지"라는 생각으로 가슴 답답함이나 호흡곤란을 방치하다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어진다. 심근경색 환자 중 상당수가 만성적으로 질환이 진행돼 심장 기능이 떨어진 심부전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 이 경우 치료 시기를 놓쳐 이후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게 된다.
최 교수는 "겉으로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보여도, 중장년기에는 이미 심혈관질환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가 많다"며 "따라서 심장 질환이 생긴 사람들은 갑자기 건강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믿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대다수 중장년층이 평소 많은 신체 활동이나 고된 육체 활동을 운동으로 여기기도 하지만 이는 오해다. 고된 육체 활동은 특정 근육을 반복 사용하는 노동에 가깝고, 심박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심장을 단련하는 유산소 운동과는 성격이 다르다. 무거운 짐을 갑자기 드는 동작은 오히려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심장 건강을 위해서는 빠르게 걷기, 가벼운 조깅, 자전거 타기처럼 숨이 약간 차되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다. 하루 30분, 주 4~5회만 꾸준히 실천해도 심혈관질환 위험을 크게 낮춘다. 심장 건강을 위한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리하지 않고 오래 지속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처음부터 강도를 높이기보다는 짧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겨울철에는 기온이 낮은 새벽 운동을 피하고, 해가 오른 뒤 몸이 어느 정도 풀린 상태에서 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다만, 운동 중 가슴 통증, 심한 숨참, 어지럼증이 느껴지면 즉시 중단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심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심장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주로 △가슴이 조이거나 눌리는 듯한 통증 △왼쪽 가슴에서 어깨·팔·목·턱으로 퍼지는 통증 △예전보다 쉽게 숨이 차는 경우 △이유 없는 식은땀, 심한 피로감 △집안일이나 계단을 오를 때 유난히 가슴이 답답한 느낌 등이 있다.
이 같은 증상들이 활동 중 나타났다가 쉬면 좋아지는 현상이 반복되면 심장이 보내는 대표적인 경고 신호로 여겨야 한다.
심혈관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만으로도 심장 위험도를 상당 부분 예측할 수 있다. 40대 이후에는 2~3년에 한 번, 고혈압·당뇨병·흡연력이 있는 경우에는 매년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최 교수는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심장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오늘 하루, 내 심장이 괜찮은지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건강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yoojoons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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