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서울 안보내죠"…인구소멸 위기 '강화'의 기대
'전통 쌀농사'서 고부가가치 작물 생산하는 '첨단 농업' 전환 계획
글로벌 첨단산단 유치…국내외 106개 기업 투자 의향 밝혀
- 유준상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원래는 자식한테 농사 물려줄 생각이 없었죠. 나처럼 고생할까 봐요. 그런데 스마트팜이니 해서 기존 농민들한테도 첨단 농업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아들내미랑 스마트농업을 배우러 다니고 있어요. 경제자유구역 지정되면 미래가 더 밝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4일 인천 강화군 화도면에서 쌀농사를 짓는 농민 백 모 씨(52)는 최근까지 '인천 도심지나 서울로 내보내야 하나' 고민하던 자식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강화도는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비율이 40% 수준까지 도달한 반면 젊은 세대는 이탈해 청년 비율은 14.2%에 불과한 인구소멸 위기 지역이다. 게다가 인천지역 전체 농업·임업·어업 사업체 수 147곳(종사자 485명) 중 강화군이 74곳(286명)을 차지할 정도로 1차 산업 위주라 경제 성장 동력은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
그런데 강화 주민들의 의식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강화 남단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이 본격화되면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강화 남단 첨단 농업 육성 계획에는 농업 생산물을 고부가가치 수출 상품(화훼 등)으로 전환해 쌀 중심의 농업에서 벗어나 첨단 농업으로 구조 전환하겠다는 방안이 담겼다.
강화 남단을 대상으로 하는 첨단 농업 전환 계획에 대해 지난해 6월 강화 군민을 대상으로 주민공람을 진행한 결과 찬성률은 69%를 기록했으며, 강화군청이 올해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서명에도 3만 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화군청 앞에서 만난 이 모 씨(48)는 "강화에 첨단 농법을 도입해 도시 근교 농업지로 특화시키자는 주장은 이전부터 나왔었는데 연로하신 어르신들의 생각을 바꾸기 어려웠다"며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첨단 농업으로 빠르게 전환되면 고부가가치 작물들을 생산해서 손쉽게 유통시킬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와 동행하던 성 모 씨도 "50-60대가 돼서도 쌀농사를 지어봤자 연 3000만 원을 벌어들이기 힘들다. 도시 근로자 임금의 절반 수준도 안 되는 실상이니 강화 젊은이들이 다 떠나가는 것"이라며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개발에 따라 일자리도 생기고 땅값도 오를 테니 이걸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우선 1단계로 길상면·화도면 일원 6.32㎢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고 2035년까지 3조 1000억 원을 들여 그린바이오와 스마트농업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단 1단계 구역 대부분이 농업진흥구역(옛 절대농지)으로 묶여 있어 관계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긴밀한 협의 중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쌀농사 중심 농업에서 구역 지정에 따른 신성장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 유치하는 방안에는 농림부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한 상태로 사전협의를 마쳤다"며 "다만 실무협의에 들어갔을 때 이견 조율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화 남단에는 첨단 바이오 농업뿐만 아니라 미개발 해양 자원과 갯벌을 활용한 블루카본·바이오 산업 및 AI 기술을 활용한 모빌리티·물류 등 첨단산업 유치, 중국 등 해외 기업의 첨단산업 유치와 협업을 골자로 하는 글로벌 첨단산단도 함께 추진된다. 현재 국내외 기업 106곳(국내 85곳, 해외 21곳)이 강화 남단에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9월 산업통상부에 구역 지정 신청을 한 뒤 사전자문에 따른 보완 작업을 완료했다. 관계 부처 협의와 평가단 심의를 거쳐 빠르면 3월, 늦어도 6월에는 강화 남단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yoojoons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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