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미결제' 초등생 모자이크 사진 게시한 무인점포 업주 벌금형

1심 무죄→2심 벌금 200만원

무인점포.(위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함)2023.3.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무인점포에서 아이스크림을 결제하지 않고 가져갔다는 이유로 모자이크 처리한 초등학생 얼굴 사진을 가게에 게시했던 업주가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심 무죄 선고가 뒤집힌 것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항소5-3부(이연경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무인점포 업주 A 씨(46)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초등학생 B 군(당시 8세)은 2023년 4월 23일 인천의 한 무인점포에서 아이스크림 1개를 결제하지 않고 가져갔다. 이에 업주 A 씨는 B 군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캡처해 매장에 게시했으며,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해당 사진 아래에 '양심 있는 문화인이 됩시다'는 문구도 적었다.

B 군은 해당 게시물을 본 매장 손님으로부터 "너 아니냐"는 말을 듣고 부모에게 알렸다. B 군 부모는 A 씨와 여러 차례 통화에도 합의가 되지 않자 같은 해 5월 4일 아이스크림값을 결제했다.

그러나 A 씨는 B 군이 형사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경찰로부터 불송치 결정을 받은 뒤인 같은 해 7~9월 동일한 사진을 다시 게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매장이 B 군 학교 옆에 있어 모자이크 처리했더라도 주변인이나 또래 학생이 B 군을 특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게시물을 이유로 B 군이 적응 장애 진단을 받고 불안을 호소하는 등 정신 건강 발달에 영향을 미쳤단 점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입은 정신적 충격 정도나 명예훼손 정도에 비춰 볼 때 피고인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행위의 정당성만 강변하고 아동이 입었을 상처를 진지하게 성찰하지 않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무인점포를 운영·관리하면서 겪었을 고충을 감안하면 범행에 이른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게시물에서 다소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했고 부족하나마 모자이크 처리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yoojoons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