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장애인기관 '아동 학대' 정황…"전수조사·치료지원 예산 마련해야"

CCTV 점검 중 학대 정황 발견…"6분 영상에 9번 학대"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인천장애인부모연대 등이 19일 남동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2026.1.19/뉴스1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 남동구가 지원하는 남동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언어치료사가 장애아동을 폭행한 정황이 CCTV로 확인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인천장애인부모연대 등은 19일 남동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복지를 위해 가장 신뢰받아야 할 복지관이 학대의 장소가 됐다"며 "남동구청은 책임 있는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단체들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복지관이 폐쇄회로(CC)TV 작동 점검을 하던 중 우연히 학대 정황을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30대 언어치료사 A 씨가 언어치료 프로그램 도중 11세 장애아동을 꼬집고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하는 장면이 다수 확인됐다. 6분가량의 영상에는 9건 정도 폭행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아동 보호자는 당시 영상을 확인한 뒤 경찰과 인천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신고했고, 이후 다른 아동 보호자 2명도 CCTV 확인 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는 "A 씨가 프로그램을 진행한 아동이 총 14명이고, 복지관에서 약 8년간 근무했다"며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언어 치료가 아닌 폭행을 당하고 나왔다"며 "치료사는 '집중을 요구하는 과정이었다'고 했지만, 제가 본 건 집중이 아닌 분노였고 훈육이 아닌 폭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업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전달할 수 없었던 우리 아이의 눈에 남은 공포를 잊을 수가 없다"며 "아이가 이제서야 '선생님이 싫고 무서웠다, 자주 때렸다’고 말했는데, 미안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피해 아동 어머니는 "복지관은 수업을 연장해 주겠다고 연락해 왔는데, 학대가 있었던 그 공간에서 다시 치료받으라는 건 2차 가해"라며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기관인데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남동구청은 안 창피한가"라고 말했다.

단체들은 남동구청과 복지관의 후속 대응도 '면피성'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개인정보보호법을 핑계로 'CCTV 단기 모니터링 검토' 수준에 머물렀고, 심리치료도 횟수 확대 없이 기간만 늘리는 방식"이라며 "피해자 가족이 요구한 구청장 면담도 답변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남동구는 "심리치료 지원은 경찰의 최종 판정이 나오기 이전 아이들을 고려해 결정된 선제적 조치"라며 "피해 아동과 가족이 겪고 있는 고통에 깊이 공감하며, 수사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사각지대 없는 보호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학대장면 CCTV.(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2026.1.19/뉴스1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