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외로움돌봄국' 출범…복지 아닌 '관계'로 정책 접근

노인·청년·1인가구·자살 정책 하나로 묶어 사령탑 역할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11일 시청에서 열린 '2025년 인천광역시 외로움 대응단 발대식'에서 참석자들과 희망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인천시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인천시는 외로움을 개인의 감정이나 일시적 심리 문제가 아닌 도시가 책임져야 할 사회적 위험으로 보고 지난 9일 '외로움돌봄국'을 전격 출범시켰다고 13일 밝혔다.

외로움돌봄국은 노인·청년·1인가구·자살 예방 등으로 흩어져 있던 관련 정책을 하나로 묶어 예방부터 발굴, 연결, 돌봄까지 총괄하는 사령탑 역할을 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외로움에 대응하는 방식 자체를 바꾼 것"이라며 "사후 대응이나 대상별 지원이 아닌 관계가 끊어지기 전에 개입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외로움 문제에 대한 접근을 '복지'에서 '관계'로 방향을 튼 것이 인천시 정책의 핵심이다. 그동안 외로움은 복지의 언어로 다뤄졌다. 위기 상황에 놓인 사람을 찾아내 상담하고, 지원금을 지급하고, 사후 관리하는 방식은 필요한 조치였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인천의 접근은 '지원 대상'을 선별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아닌 사람이 다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조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정책의 중심에 놓고, 행정이 나서 관계의 조건을 만들어 연결의 통로를 설계한다는 것이다.

외로움돌봄국을 중심으로 준비한 24시간 외로움 상담콜은 위기 대응 창구이지만, 목적은 상담 자체가 아니다. 누구든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으며,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정신건강·복지·지역 자원으로 즉시 연결된다.

폐파출소를 활용한 '마음지구대'는 또 하나의 외로움 정책이다. 카페처럼 머물 수 있는 공간,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담실, 소모임을 위한 활동 공간을 한데 묶어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머물다 보면 이야기가 시작되고 자연스럽게 관계가 생기도록 했다.

청년과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i Link Company(아이 링크 컴퍼니)’ 역시 같은 맥락의 정책이다. 가상회사를 통해 출퇴근과 과제 수행, 소통을 경험하도록 설계한 이 제도는 취업 지원이나 상담보다 앞서, 다시 사회에 속해 있다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마음라면'은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 누구나 부담 없이 들러 식사하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사업으로 종합사회복지관 등 지역 거점에서 시민이 스스로 조리해 먹으며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도록 했다.

인천의 고립·은둔 청년은 약 4만 명, 청년 인구의 약 5%로 추정된다. 취업 실패, 관계 단절, 반복되는 좌절이 고립을 고착화하고, 이는 다시 사회 복귀를 어렵게 만들어 외로움은 노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시의 인식이다.

유정복 시장은 "외로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과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공과 민간이 역할을 나누고 협력함으로써 시민 누구나 안전하고 따뜻하게 연결되는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yoojoons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