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일, 미역국은 저녁에" 당찬 걸음…군 장병 수험생 "시험 뒤 바로 복귀"

수능날 고사장마다 응원 물결

13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나선 홍은소 양(19)을 응원하고 있는 그의 어머니/뉴스1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3일 이른 오전부터 인천시 25지구 53 시험장 인화여고 앞은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과 부모들로 북적였다.

누군가는 차에서 내린 자녀를 꼭 안았고, 누군가는 교문을 넘어 학교 건물로 향하는 아이의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긴장한 수험생들의 모습과 달리 부모들은 잔잔한 미소로 아이들을 다독였다.

"미역국은 이따 저녁에 먹으려고요."

딸을 시험장에 보낸 박소영 양(19)의 어머니는 짧게 웃었다. "오늘 딸 생일이라 평소 같으면 미역국을 끓여줬을 텐데, 수능 날이라 참았어요. 괜한 미신이지만 딸도 시험 끝나고 저녁에 먹겠다고 해서, 오늘 저녁엔 진수성찬 차릴 생각이에요" 그는 휴대전화를 들고 딸의 뒷모습을 영상으로 담으며 이 순간을 마음에 새겼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인천 인화여고에서 시험을 치르는 박소영 양(19)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기록하고 있는 그의 어머니/뉴스1

모녀의 눈물도 이어졌다. 홍은소 양(19)의 어머니는 차에서 내린 딸을 꼭 안았다. 홍 양 어머니의 눈시울은 금세 붉어졌다.

"말썽 한 번 피우지 않은 딸이 이렇게 컸구나 싶었어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성당에 들러 기도하려고요" 홍 양의 어머니는 멀어져 가는 딸의 모습을 끝까지 바라봤다.

인화여고 맞은편 인천 25지구 제13시험장 선인고도 응원의 물결이 이어졌다. 제물포고 신민경 교사와 함께 나온 김재성(19), 김민혁 군(19)은 같은 반 친구들이 교문 안으로 들어설 때마다 목청껏 "파이팅"을 외쳤다.

두 학생은 이미 수시 전형을 마쳐 수능을 보지 않지만, 친구들을 응원하기 위해 담임교사와 함께 달려왔다고 한다.

김재성 군은 "친구들이 수능을 무사히 마치고 이따 편한 마음으로 함께 모여 저녁 한 끼 했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띠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3일 오전 선인고에 시험을 보러온 현역 군 장병/뉴스1

현역 군 장병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군복 차림의 이현석 상병은 한 손에 간식을 들고 선인고 고사장으로 향했다. 그는 "시험이 끝나면 바로 부대로 복귀해야 해서 정신이 없다"고 짧게 웃고 시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올해 인천의 수험생은 3만143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63곳 시험장에서 이날 오후 5시 45분까지 시험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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