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나가는 젊은층 반 이상 줄어"…인천공항경찰단 '불시 검문' 현장

'비즈니스' 목적 많아…숙소·명함 등 점검
경찰 20~30대 ‘나홀로 승객’ 꼼꼼히 확인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번 송환 대상자들은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저번주에 비해 캄보디아 나가는 젊은층이 절반 이상 줄었어요."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263번 게이트 앞.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행 비행기(KE689)를 타기 위한 승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절반가량은 캄보디아 국적 등 외국인이었고, 여행사를 통해 관광을 가는 중장년층 승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날 공항 출국장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특히 20~30대 한국인 남성 승객의 모습은 눈에 띄게 줄었다. 최근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 연루' 사건 보도가 잇따르자 한때 100명 안팎이던 20~30대 승객이 3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현장 경찰이 설명했다.

여행사 단체로 캄보디아를 방문한다는 한 남성 승객은 "젊은 사람들을 상대로 범죄가 벌어지는 것 같지만, 나이가 좀 있어서 크게 두렵지는 않다”며 “안전한 곳만 다니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승객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대부분 손사래를 치며 말을 아꼈다.

출발 시간 30분 전 "외교부의 요청에 따라 한국인 승객을 대상으로 인천공항경찰단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적극적인 협조 부탁드린다'는 방송이 나왔다. 승무원들은 '한국인 승객', '외국인 승객' 안내판을 세우고 줄을 분리했다.

경찰은 한국인 승객들에게 여행 목적과 숙박 호텔을 묻고, 휴대전화로 실제 예약 여부를 확인했다. 일행이 없거나 젊은 남성 승객의 경우 질문이 더 꼼꼼히 이어졌다. 질문은 한 사람당 한 1~2분가량 진행됐다.

프놈펜은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가는 승객들이 많다고 한다. 이들 승객 중에는 "회사가 거기 있다", "일 때문에 자주 오간다"고 답하기도 했다. 경찰은 회사명을 확인하고 명함을 건네받기도 했다. 대부분 승객은 불편한 기색 없이 응했지만, 긴장한 표정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불시에 검문을 하면 대답을 하지 못하거나, 엉뚱한 대답을 하는 분들이 있다"며 "다행히 이번 승객 가운데는 다른 목적이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수상한 승객이 있을 경우 조사를 위해 출국장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설득이 필요하다"며 "아무런 혐의를 모르는 상태에서 임의동행을 하려다 보니, 반발이 심하다. 또 비행기에 이미 탑승한 승객들은 연착이 되니 화를 내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5일부터 불심검문을 통해 캄보디아 출국 목적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이 인천공항에서 캄보디아 출국을 제지한 사례는 모두 4건이다. 경찰은 출국 제지를 당한 인물들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으며, 혐의 적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 온라인스캠범죄가 이뤄졌던 건물의 모습.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곳에서 지난달 15일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으로 온라인스캠범죄에 가담한 한국인 33명을 포함해 48명을 체포했다. 2025.10.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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