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유튜버 무대로 전락한 부천역 광장…시민 불안 고조
부천시 "행정력 총동원해 시민 공간 되찾겠다"
- 이시명 기자
(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왜들 인터넷 방송인(BJ)과 유튜버들이 부천역에 모이는지 모르겠어요. 손님들 발걸음이 뚝 끊겼죠."
지난 29일 오후 찾은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부천역 피노키오 광장.
삼각대와 스마트폰을 든 유튜버와 BJ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실시간 방송을 이어가고 있었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현장이 그대로 중계됐고, 시청자 채팅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한 유튜버는 후원금 알람이 울리자 곧바로 삼각대를 세우고 몸을 흔들며 과장된 리액션을 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 A씨(50대)는 "이해는 안 되지만 저것도 직업 아니겠느냐"며 "다만 시민들에게 위협이나 방해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장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업주 B씨는 "방문객이 줄어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며 "사람들이 오가야 할 광장이 인터넷 방송 무대로 변해 인상이 찌뿌려진다"고 토로했다.
실제 부천역 일대에서는 사건도 잇따랐다. 지난달 17일 밤에는 유튜버 C씨가 후원금을 받기 위해 소주병을 들고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했다.
이달 20일 새벽에는 여성 유튜버 D씨가 부천역 일대 상가건물에서 동료 BJ를 흉기로 찔러 시민 불안을 키웠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부천시는 원미경찰서, 시민·상인들과 함께 간담회 '틈만나면, 현장속으로'를 열고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에 나섰다. 그러나 간담회 현장조차 유튜버들의 생중계 무대가 됐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시민과 상인을 상대로 수익을 얻는 인터넷 방송 행태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며 "행정력을 총동원해 광장을 시민 품으로 돌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육철준 원미경찰서 중앙지구대장도 "유튜버 처벌 법은 없지만 치안 유지를 위해 단속과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부천시는 현재 부천역 일대 이미지 개선 전담 조직을 꾸리고 시설개선·공동체 협력·제도지원 등 3개 분야에서 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다.
또 기행 방송 단속 근거 마련을 위한 입법 지원과 함께 상인 네트워크 결집, 문화행사 개최, 시민미디어 활동 지원 등을 통해 '디지털 문화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시장은 "콘텐츠 제작의 자유를 내세워 시민 안전과 상권 정상화를 방해하는 불법·기행 방송은 끝까지 뿌리 뽑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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