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 경사 사망 두고 해양경찰 내부 갈등 '격화'…비난 이어져

(블라인드 갈무리/뉴스1)
(블라인드 갈무리/뉴스1)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 숨진 고(故) 이재석 해양경찰관 사망 사건을 두고 해양경찰 내부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15일 오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해양경찰청 채널에는 '진짜 생각없다 4인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너희가 그렇게 말해서 누구에게 득이 되느냐"며 "조직에도, 고 이재석 경사님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카메라 앞에 섰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4인방 기자회견 보고 열받아서'라는 글을 작성한 B 씨는 "영결식 직전에 자기들 억울하다고 기자회견을 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앞으로는 같이 근무하기 싫다. 이토록 이기적이고 반감 드는 동료 직원은 처음"이라고 했다.

B 씨는 또 "보통 휴게를 마치고 이전 근무자가 안 보이면 '어디 갔느냐'고 묻는 게 정상 아닌가"라며 "TRS(주파수공용통신)는 이어폰 꽂고 팀장이 몰래 받은 거냐"고 지적했다.

故 이재석 경사가 지난 11일 홀로 갯벌 구조 작업에 나설 당시 당직 근무를 섰던 4명이 15일 오전 인천 동구 청기와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앞서 이날 오전 인천 동구 청기와장례식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 이재석 경사와 같은 당직 근무에 투입됐던 C 씨 등 4명은 '팀장의 부실 대응으로 이재석 경사가 숨졌다'고 주장했다.

C 씨는 "당시 팀장으로부터 상황에 대한 어떤 전달도 받지 못했다"며 "휴게시간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까지 이 경사가 위급한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조문 과정에서 '재석이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영흥파출소장으로부터 사실을 말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이광진 인천해양경찰서장은 입장문을 통해 "진실 은폐는 전혀 없었다"며 "진상조사단 조사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이 경사는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에서 팀장 등 6명과 함께 당직 근무를 서던 중이었다.

그러나 C 씨 등 4명은 사고 전날인 지난 10일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팀장의 지시에 따라 휴게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사는 지난 11일 오전 2시16분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 남성을 확인하고 홀로 출동했다.

이 경사는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건네며 구조를 시도했으나, 약 1시간 뒤인 오전 3시27분쯤 밀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후 6시간이 지난 오전 9시41분쯤 꽃섬 인근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현재 블라인드에는 A 씨와 B 씨 글 외에도 C 씨 등 4명을 비난하는 게시글과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현재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꾸려 정확한 경위와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s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