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분 골든타임 있었는데"…해경, 故 이 경사 구조 늑장대응 논란

영흥파출소 인력, 이 경사 현장에 나선 지 80분 지나 상급기관 보고
15일 오전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이 경사 영결식 거행

故 이재석 경사가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있는 모습(인천 해양경찰서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던 중 밀물에 휩쓸려 숨진 고(故) 이재석 해양경찰관 사건과 관련해 약 30분간 구조 가능했던 ‘골든타임’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경의 늑장 대응 논란이 커지고 있다.

14일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무전 기록과 구조 영상을 살펴보면 이 경사는 지난 11일 오전 2시16분 “요구조자(70대 중국인 A씨)가 꽃섬에 있으며 상의를 탈의한 상태라 이동 후 이탈시키겠다”며 상황을 보고했다.

이후 그는 팀장과 무전을 주고받으며 홀로 바다에 들어가겠다고 말한 뒤 약 40분이 지난 오전 2시54분쯤 A 씨를 직접 마주했다.

당시 A 씨는 발이 베여 거동이 힘든 상태였으며, 이 경사는 자신의 장갑으로 상처 부위를 감싸고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 입혀주는 등 보호 조치를 했다.

그러나 구조 과정에서 물이 빠르게 불어나 입수 당시 발목 높이였던 수위가 곧 허리까지 차올랐고, 오전 3시27분 이후부터는 드론 영상에서 이 경사의 모습이 사라졌다.

해경은 곧바로 함정과 구조 인력을 투입했지만, 이 경사는 약 6시간 뒤인 오전 9시41분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유족은 “이 경사가 A 씨를 확인한 뒤 휩쓸리기 전까지 최소 30여 분간의 시간이 있었다”며 “신속한 지원이 이뤄졌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당시 영흥파출소 인력이 이 경사가 현장에 나선 지 80분이 지난 오전 3시30분쯤에야 상급기관에 보고한 의혹도 제기되면서 해경의 늑장 대응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해경은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꾸려 유족이 제기한 의혹을 조사하기로 했다.

또한 15일 오전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이 경사의 영결식을 거행하고, 오상권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이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경 관계자는 “내부 조사와 진상조사단 활동을 통해 모든 의문을 규명하겠다”며 “이 경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s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