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철문을 뚫어라' 해경 특공대 불법어선 단속 '사투'
중부해경 특공대, 불법 외국어선 단속 훈련 '구슬땀'
- 정진욱 기자
(의왕·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경기도 의왕시의 한 철거 예정 재개발 단지. 낡은 건물 안에서 중부지방해양경찰청 특공대원들이 조심스럽게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얼굴에는 긴장감이 감돌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단호하고 기민하다.
지난 25일 진행한 훈련은 단순한 연습이 아니었다. 서해에서 벌어지는 불법 외국 선박의 도주 시도를 재현한 실전형 훈련이었다. 실제 불법 외국 어선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조타실과 기관실을 철문이나 이중문으로 폐쇄해 경찰의 진입을 막는다. 이를 돌파하지 못하면 단속은 실패로 끝난다. 특공대는 바로 그 통로를 뚫는 임무를 맡고 있다.
특공대원들은 무거운 진입 장비를 착용한 채 차례로 움직였다. 박순호 경장은 "철제문은 두꺼울수록 시간이 생명입니다. 신속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훈련 현장은 실제 어선 내부처럼 좁고 어두운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대원들은 차분하면서도 빠르게 움직이며 서로의 손짓 하나하나에 의지해 철문을 제거하고 안쪽으로 진입했다. 성준수 순경은 "문이 열리면 상황이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문 너머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부해경청은 최근 몇 년간 지능적으로 변하는 불법 외국 어선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서해5도특별경비단은 2017년 창단 이후 현재까지 총 110척의 불법 어선을 나포했다. 최근 5년간 단속 현황을 보면 △2020년 3척 △2021년 16척 △2022년 8척 △2023년 14척 △2024년 10월 기준 11척이다.
불법 외국 어선은 점점 더 조직적이고 과감한 수법으로 해경 단속을 피하고 있다. 조타실의 문을 용접하거나 내부를 복잡하게 개조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훈련을 마친 특공대원들의 얼굴에는 피로와 안도감이 서려 있었다. 이승엽 순경은 "오늘처럼 완벽하게 훈련해야 실제 상황에서도 실수를 줄일 수 있다"며 "바다도 우리의 영토인 만큼 반드시 지키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이러한 훈련을 통해 단속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단속 노하우를 공유하며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공대 관계자는 "훈련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불법 외국어선의 도주를 막고 해양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매일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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