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호텔 화재’ 주차장과 분리된 본관…대형 참사 막았다

소방·국과수·경찰·한전 합동감식
기계식 주차장건물 1층 발화 추정…소방 빠른 대처도 한몫

18일 오전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한 호텔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당국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인천 호텔 화재는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주차장과 본관동이 분리된 데다, 소방대원들의 빠른 대처로 피해 확산을 막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소방본부는 18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 한국전력 등 3개 기관과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조사결과 발화지점은 기계식 주차장 건물 1층으로 추정됐다.

불은 주차장 건물 위쪽으로만 빠르게 확산됐다. 본관 건물은 주차장과 분리돼 있어 주차장과 연결된 1층 일부만 피해를 입었을 뿐 다른 곳으로 피해가 번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투숙객이 머문 객실이 위치한 본관동까지 불길이 닿지 않으면서 피해가 확산되지 않았다.

피해를 막는 데 소방관의 대처도 한몫했다. 소방은 전날 오후 9시6분 신고접수 5분 만에 도착한 뒤 호텔 본관 뒤쪽 주차장 건물을 집중해 진압했다.

이어 건물 내 방송을 통해 시민들의 대피를 유도했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시민들이 있을까 전날 오후 9시18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뒤, 내부로 들어가 마스터키로 대피하지 못한 시민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또 반대편 건물에 있는 시민이 구조대상 위치를 레이저 포인트로 쏴 소방대원은 빠르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계단과 에어매트, 사다리차 등을 통해 대피했다.

소방은 유관기관 인력을 포함한 404명과 장비 129대를 사용했다. 불은 화재발생 1시간30분만인 전날 오후 10시31분 꺼졌다.

당시 호텔은 203실 중 131실이 체크인 돼 2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이용 중이었는데, 부상자 54명(중상 2명, 경상 52명)으로 비교적 큰 피해 확산을 막았다. 부상자 54명 중 39명은 단순 연기 흡입 환자로 치료 후 귀가했다.

중국 국적 A씨(37·여)와 B씨(26·남)는 모두 옥상으로 대피를 했다가 중상을 입었다. 이는 밑에서 올라오는 연기로 인해 옥상으로 대피한 것으로 경찰 등은 추정하고 있다.

당시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된 시민 A씨는 ”방송이 들려 계단을 통해 대피했다“며 ”큰 피해가 없는 것은 소방대원이 빠르게 도착한 덕분이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호텔 건물의 소화 펌프가 작동했다는 것을 확인했고, 호텔 1층 스프링클러 쪽으로 물이 흘렀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자세한 화재 발화 지점, 화재 원인 등은 감식을 통해 나올 예정이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9시1분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한 호텔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로 접수돼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2023.12.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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