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이면’ 편의점으로 몰리는 좀도둑…범죄 주요 타깃 추세

범죄 증가추세…인적 드물고, 야간 혼자 일하는 여성 표적
편의점 알바 "112안심벨 있어도 창고 등 사각지대 무용지물"

ⓒ News1 DB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편의점이 범죄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어 수사당국의 대책이 요구된다.

12일 경찰청 집계를 살펴보면, 편의점 범죄 건수는 2018년 1만3548건→2019년 1만4355건→2020년 1만4697건→2021년엔 1만5489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가장 많은 편의점 범죄유형은 절도(6143건)이며 상해·폭행 등 폭력범죄는 2071건을 기록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편의점을 무대로 한 생계형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적이 드물거나, 야간에 여성 혼자 일하는 편의점이 주로 표적이 되고 있다.

최근 경기 김포시에서는 편의점 2곳을 돌며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훔친 20대 남성 A씨가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20대)는 지난 10일 오전 4시 55분쯤 김포시 풍무동 한 편의점에서 점주 B씨(40대)를 흉기로 위협해 현금을 빼앗으려다 B씨가 저항하자 미수에 그쳤다. 하지만 A씨는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 여성점주 C씨(20대)를 흉기로 위협해 계산대에 있던 17만 9000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사건 발생 15분 만에 김포시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김포 풍무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월세를 내지 못할 정도로 생계에 어려움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최근 월세를 내지 못했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범행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취객이 자주 드나드는 편의점은 폭행사건도 빈번하다. 특히 술에 취한 손님들은 편의점 점주와 직원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라는 이유로 폭행을 하거나 폭언을 하는 게 부지기수다.

2018년 1월 인천에서는 40대 남성 D씨가 둔기로 편의점 여직원을 때린 뒤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체포된 D씨는 현금이 모자라 담배를 구매할지 여부를 망설이는데, 편의점 너머로 E씨가 무시하는 눈으로 쳐다봤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D씨는 2000년대 초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있는 등 전과 6범으로 그는 누범기간 중 범행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일부 편의점 업주와 직원은 범죄자들에 의해 살해당하기도 했다.

편의점 업주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혐의로 체포된 30대 남성 A씨가 11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3.2.1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지난 8일 인천에서는 강도상해 등으로 전자발찌를 찬 30대 남성 F씨가 편의점 업주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도주했다가 30시간여 만에 경기 부천시에서 체포됐다.

F씨는 "편의점에 있던 돈을 빼앗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살해할 마음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F씨의 흉기에 의해 숨진 편의점 업주는 어머니와 둘이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범행 당일에는 혼자 야간근무를 하고 있었다.

F씨는 2007년 무면허인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훔치고 달아나 절도 등의 혐의로 소년보호 처분을 받은 인물로, 2014년 7월에는 인천시 부평구의 한 중고명품 판매장에서 40대 여성 업주를 흉기로 찌른 뒤 현금 8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F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7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 명령을 받았다.

22일 오전 전남 광양시 광영동 '묻지마 살해' 사건 현장 편의점에는 신문지가 벽면에 붙어있어 내부 모습이 차단 돼 있고 '개인 사정으로 인해 임시 휴업하겠습니다'라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여 있다.2022.2.22/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전남 광양에서도 편의점에서 일하던 20대 아르바이트생과 지인이 4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지난해 2월 19일 전남 광양에서는 40대 남성 G씨가 20대 아르바이트생 등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아르바이트생이 숨지고 현장에 있던 아르바이트생 지인이 다쳤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G씨는 범행 동기와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며, 법원은 G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2013년 전남 구례에서는 편의점 강도가 생후 8개월 딸을 업고 일하던 여성점주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일부 점포에는 112 안심벨 등 안전장치가 도입됐으나 종업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일부 편의점 직원들은 112 안심벨이 물품창고 등 사각지대에 설치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천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20대 여성 E씨는 "최근 인천 편의점 살인 사건을 보고 불안하다"며 "112 안심벨이 계산대에만 있고, 창고나 편의점 구석에는 없어 범죄자가 오면 대응할 수 없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gut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