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반대" vs "거긴 사망의 길"…퀴어축제 맞불집회

퀴어축제 참석자 "우리는 사람이다"
퀴어반대측 "사랑하니깐 반대한다"

8일 오후 인천시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축제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퀴어축제 참가자들이 서로 몸싸움을 하고 있다.2018.9.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국내 성소수자의 축제인 '인천퀴어문화축제가'가 8일 인천시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열렸다.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시민 및 기독교 단체는 이날 오전 8시부터 동인천역 북광장 주변에 모여 대규모 반대집회를 열고 "사랑하니깐 반대합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찬송가를 불렀다.

반대집회에 참석한 김모씨(41·여)는 참가자는 "하나님은 모두를 사랑하지만 죄까지 사랑할 수 없다"며 "성경의 역사에도 동성애는 죄악으로 표현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대 참석자 이모씨(47·여)는 "축제가 열린 인근에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고, 아직 성숙하지 않는 자녀들이 이 축제를 보고 영향을 받을까 우려가 돼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울먹이며 축제에 참가한 성소수자들에게 "생명의 길로 와라, 거긴 사망의 길이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반면 퀴어축제 주최측은 "일년에 한 번 숨어 있던 성소수자들을 위한 축제가 망쳤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8일 오후 인천시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축제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축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2018.9.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퀴어축제 조직위원장 신우리(33)씨는 "반대집회 참가자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혐오적인 시선과 발언을 보면서, 이들에겐 맹목적인 반대와 인류애도 없는 모습을 보며 종교라는 것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 힘이 없어 축제를 원활히 진행하지 못한 것 같아 오늘 참석한 회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의 회원인 홍모씨(61·여)는 "오늘 축제 현장은 비극이고, 부모의 입장에서 (반대집회)현장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집회 참가자들이 성소수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한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오늘 집회처럼 차별하는 모습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간다"며 "성소수자에 대해 반대하기 이전에 성소수자들에 대해 공부부터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인천시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2018.9.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아들과 함께 축제에 참석한 최모씨(43·여)씨는 "각 지역에도 성소수자들이 있다는 것을 사회에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기독교 단체들이 반대를 하지만 성소수자안에도 기독교 신자가 있고, 축제에서는 성소수자를 위한 축복식도 있다"고 말했다.

윤모씨(37)는 "반대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내뱉는 혐오 발언을 들어보니 내가 사람이 아닌 것 같다"며 "성 정체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집회 참가자들은 혐오발언을 쉽게 하지만 우리는 축제 장소 빌리는 것도 힘들고, 이 현실이 참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은 축제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축제 반대 단체는 행사 전부터 행사장을 점거하고, 축제 참가자들의 행사장 진입을 막고 있다. 하지만 퀴어 축제측이 거리 행진을 계획하고 있어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충돌에 대비, 행사장에 7개 중대 소속 840여 명의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축제 조직위는 당초 동구청에 동인천역 북광장을 행사장으로 사용하기 위한 허가 신청을 냈으나, 동구청은 안전상의 이유로 북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이로 인해 조직위는 경찰 측에 집회 신청을 하고 4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축제를 치르기로 했으나, 인천기독교총연합회, 예수재단 등 기독교 3개 단체가 북광장 옆 공간에 축제 반대 집회 신청을 내 충돌이 예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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