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인심 쓰면 된다는데…주변에서 나를 '바보'라 해"

재정위기 속 공무원의 전문성·책임성 강조…시군엔 수평적 파트너십 주문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주간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재정위기 상황에서 무리하게 예산을 투입해서는 안 된다며 공직자들에게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조했다. 또 재정위기 해소를 위해 시군과 수평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충분한 사전 설명을 거쳐 보조금 등을 조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추 지사는 6일 주간회의에서 "제가 주변에서 '바보'라는 얘기를 듣는다"며 "도지사가 인심을 좀 쓰면 된다. 거기에 드는 예산은 공무원들이 다 짜 올릴 것이라는 조언도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그렇게 예산을 투입하라고 하면 여러분은 '그렇게 못 합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며 "재정위기 속에서는 절대로 과거처럼 시키는 대로 따라가는 공직자가 되면 안 된다. 공무원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현재의 재정위기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일부 전망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그는 "과거 제로 금리 시절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풀면서 '집을 사세요'라고 했더니 경기도 집이 많이 팔렸다. 그래서 재정위기가 금방 해소됐다"며 "이런 경험을 토대로 도의회도, 시군도 이번 재정위기도 일시적이라는 의견을 주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세계는 지금 고금리 시대로 돌아섰다. 정부도 금리를 계속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면 부동산 경기가 긴축이 되고 경기도 재정이 계속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경험에 따른 환상이나 낙관은 절대 금물"이라며 "현재의 위기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 위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재정위기 대응 과정에서 시군과의 소통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추경 예산안이 도의회 심의를 마치지 못한 상태로 있다. 조속한 시일 내에 결론이 나길 바라며 당부드리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며 "최근 (시군에)재정위기를 알리는 과정이 대단히 기계적이고 수직적이어서 시군의 오해와 불평불만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 삭감이 필요하더라도 일단은 도의 재정위기를 알려주고 거기에 맞춰 보조금을 조율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 하는 사전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도는 조율하고 보완하는 곳으로 직접 뛰어다니면서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도와 시군과의 관계는 명령하거나 지시하는 상하 관계가 아니다. 수평적 파트너십을 구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소통 방식으로는 "기초단체의 부단체장이나 담당과에 먼저 설명한 후에 의견이 모이고 시군 단체장들과 도지사가 다시 만남의 시간을 갖고 '도의 사정'을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AI를 활용한 체납관리단 운영 효율화 방안 구축, 실·국장 정책브리핑 활성화 추진 등 주요 도정 현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