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확인할 노인 보내라"…500억 얽힌 냉동창고 계획살인 전말

'위조상품권·노인' 행방불명 조작, 거래불발 위약금 노림수
30대 카페 업주 구속기소…공범 지목 인물들은 범행 모른 듯

14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소재 한 카페. 30대 업주 A 씨는 지난 3일 이 카페 냉동 창고에 60대 여성을 가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 뉴스1 양희문 기자

(파주=뉴스1) 이상휼 양희문 기자 = 경기 파주시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50대 여성을 숨지게 한 사건은 수백억 원대 위조 상품권 거래를 노리고 한 달 전부터 준비한 계획범죄였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홍상철)는 카페 주차장에 설치된 냉동창고에 50대 여성을 감금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카페 업주 A 씨(39)를 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파주시 문산읍의 한 카페에서 지난달 3일 오전 11시 13분께부터 다음날 오후 2시 36분께까지 약 27시간 동안 B 씨를 영하 25도로 설정된 냉동창고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피유인자살해)로 기소됐다.

또 지난 8월 31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인쇄소에서 50만 원권 백화점 상품권 10만 장, 액면가 약 500억 원 상당을 위조한 뒤 이를 정상 상품권인 것처럼 피해자 B 씨(59)에게 제시한 혐의(유가증권위조 및 위조유가증권행사)도 적용됐다.

검찰은 A 씨가 카페 운영 등으로 생긴 고액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판단했다.

A 씨는 상품권 매수자를 섭외하고 위조 상품권과 냉동창고를 미리 준비한 뒤 매수자 측에 상품권 확인자로 "나이가 많은 사람을 보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 씨가 상품권을 확인하러 온 피해자를 살해해 상품권과 함께 행방불명된 것처럼 꾸민 뒤 매수자 측으로부터 상품권 거래대금이나 거래 불발에 따른 수수료·위약금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받아내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수사 과정에서 살해 의도가 없었고 단독 범행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휴대전화와 노트북 포렌식 자료·통화 녹음파일·메시지 내역 등을 분석해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하려 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A 씨는 공범으로 지목한 인물들을 알기 전부터 제3자와 통화하면서 상품권 확인자를 살해하는 계획을 언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 씨가 지목한 인물들은 상품권 위조나 살해 계획을 알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뒤 피의자 조사와 현장검증, 압수물 분석 등을 진행하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A 씨가 일반인의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상품권 거래를 계획하게 된 것은 보이스피싱 등 불법적인 자금을 추적이 어려운 방법으로 세탁하려는 수요와 공급이 있음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고액의 상품권 거래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하고 유족에 대한 피해 회복도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