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위조상품권 현금화 시도…영문도 모른채 살해된 60대 여성(종합)
가상 매도자 내세워 거래 추진…피유인자 살해 혐의 구속송치
범행 열흘 전 냉동창고 대여 문의…경찰 "감금까지 계획범죄"
- 양희문 기자, 박대준 기자, 이상휼 기자
(파주=뉴스1) 양희문 박대준 이상휼 기자 = 10억 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던 '파주 냉동 창고 살인사건' 피의자가 가상의 상품권 매도자를 내세워 액면가 500억 원 상당의 위조 상품권을 현금화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상품권 거래 과정에서 무슨 일인지도 정확히 모른 채 유인돼 현장에 갔다가 살해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피의자가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유인해 창고에 감금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처음부터 살해 의도가 있었는지는 보강 수사를 통해 밝힐 방침이다.
파주경찰서는 14일 피유인자 살해, 유가증권 위조 및 행사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10억 원 이상의 채무를 지고 있었다.
경찰은 A 씨가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얻기 위해 액면가 500억 원 상당의 위조 상품권을 현금화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가상의 상품권 매도자를 내세워 거래를 추진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앞서 다른 사람과 거래를 추진했지만 당시 매수자를 구하지 못해 무산됐다.
이후 새로운 거래처를 찾던 중 상품권 브로커 B 씨와 접촉해 다시 현금화를 시도했다.
A 씨는 상품권 매도자가 상품권 진위 감정할 사람으로 여성을 원한다며 B 씨 대신 다른 사람을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B 씨는 본인 대신 지인인 60대 여성 C 씨를 A 씨가 운영하는 카페로 보냈다.
수사 초기 C 씨는 상품권 진위 감정을 부탁받고 현장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추가 수사 결과 C 씨는 상품권 거래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 채 카페에 갔다 살해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B 씨가 C 씨에게 어떤 설명을 하고 파주로 보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 씨는 범행에 앞서 냉동 창고를 준비했다.
지난달 23일 부산 소재 냉동 컨테이너 업체에 대여를 문의하고 25일 임차 계약을 맺었다. 냉동 창고는 사건 발생 일주일 전인 27일 설치됐다.
A 씨는 지난 3일 C 씨를 액면가 500억 원 상당의 위조 상품권이 보관된 냉동 창고로 데려간 뒤 감금했다.
당시 냉동 창고 온도는 영하 18도였다. C 씨는 다음 날인 4일 오후 2시 30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위조 상품권 거래로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얻으려 했으며, 거래 과정에서 위조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C 씨를 감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냉동 창고를 미리 준비한 점과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등을 토대로 A 씨가 C 씨를 유인해 감금하는 과정까지는 계획범죄로 판단했다.
다만 처음부터 C 씨를 살해할 목적이 있었는지는 보강 수사를 통해 밝힐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C 씨를 냉동 창고에 감금하려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처음부터 살해할 목적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처음부터 살해를 계획하지 않았더라도 영하 18도의 냉동 창고에 C 씨를 가둔 만큼 살인의 미필적 고의는 인정된다고 보고 있다.
A 씨는 지난 7월 말 서울 영등포구 한 업체에서 액면가 500억 원 상당의 위조 상품권을 인쇄했다.
위조 상품권엔 ‘촬영용’ 문구가 있었는데, A 씨는 이 문구를 띠지로 가린 뒤 여러 장을 묶어 포장했다.
경찰은 일반인이 진짜 상품권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보고 A 씨에게 유가증권 위조 및 행사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위조 상품권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현재 B 씨가 관련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다만 B 씨가 A 씨와 위조 상품권 관련 범행을 어디까지 공모했는지는 수사 중이다. 살해 범행에 가담한 정황도 현재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를 송치한 뒤에도 B 씨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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