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명 "한국세무사회도 세대교체 이뤄져야"

[만나고 싶었습니다] '민간위탁사업비 결산서 검사 전국 확대' 추진
세무사회 부회장…청년 세무사 성장 기반 마련에 총력

편집자주 ...전국 최대 규모 지방정부인 경기도에는 토박이는 물론 호남과 영남, 충청권 등 전국 인재들까지 몰려들면서 각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을 만나 경기도와 우리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지혜를 들어본다.

지난 4일 김선명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오른쪽)이 SBS 상암동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제2회 고향사랑기부대상' 시상식에서 기부문화 확산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으로부터 대통령표창을 전수받았다. (한국세무사회 제공)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한국세무사회도 이제는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임원진의 연령을 낮추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AI와 플랫폼으로 세무사업 환경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기존 업무와 방식에만 머물러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습니다."

김선명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은 세대교체의 의미를 '사람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무사회의 사고방식과 정책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 설명했다.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새로운 업역을 만들어갈 세대가 조직의 변화와 미래를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위탁 결산서 검사, 새로운 업역의 출발점

김 부회장이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회계사만 하도록 규정된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의 '민간위탁사업비 결산서 검사' 제도다. 재무제표를 감사하는 것과 달리 지자체 예산이 애초 목적에 맞게 집행됐는지, 세금계산서와 증빙이 적정한지, 관련 세법과 법령을 준수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업무다. 현재 전국 지자체에서 관련 조례 개정이 추진되고 있으며 실제 세무사가 참여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다만 서울지역의 일부 중진·원로 회원들 사이에서는 "조례가 개정된다고 실제 세무사들이 업무를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당장 회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일각의 부정적 시각에 대해 김 부회장은 "그동안 이 제도의 중요성을 회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부분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당장 나에게 어떤 혜택이 있느냐는 관점에서만 제도 개선을 바라본다면 새로운 업역을 만들어낼 수 없다. 서울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중진·원로 회원들의 인식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어 "앞으로 10년, 20년 뒤 세무사가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새로운 분야에 진입할 기회 자체를 포기한다면 세무사의 업무영역은 더 이상 확대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대교체는 단순히 사람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기존의 방식과 사고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조직의 정책과 방향을 바꾸는 것이 진정한 세대교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민간위탁사업비 결산서 검사를 '보조금 결산검증' 등 공공부문 지출 검증으로 확대하는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AI 두려워하기보단 활용…전문성 확대해야

AI 확산에 따른 업무 변화도 세무사회의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김 부회장은 플랫폼 세무사회 IT전략회의와 프로그램 개발에 직접 참여하면서 AI 기술 발전을 체감하고 있다며, 자료 입력과 증빙 분류, 단순 신고·세액 계산 등 반복 업무는 상당 부분 자동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AI를 두려워하기보다 활용하면서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한다"며 복잡한 사실관계와 법률 해석, 판단과 책임이 필요한 분야로 전문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가의 책임을 전제로 한 인증과 검증'이 향후 세무사의 핵심 업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청년 세무사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으로는 수임 경쟁과 낮은 보수를 꼽았다. 이에 김 부회장은 "청년 세무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단순한 교육이나 일회성 지원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전문성을 가지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주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해법을 전했다. 특히 "민간위탁·보조금 결산검증 같은 새로운 업무 발굴과 함께 세무사법 위반 소지가 있는 광고를 게재하는 '세무플랫폼'의 업역 침해를 막고, 과도한 가격 경쟁을 유발하는 광고 제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호사·회계사 등과의 업역 경쟁에 대해서는 기존 영역을 지키는 데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김 부회장은 "기존 업역을 지키면서도 사회적으로 필요한 분야에 세무 전문성을 확대해야 한다"며 "최근의 세무사법 개정 역시 전문영역을 명확히 하고 납세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1976년생으로 경희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 부회장은 학원에서 수학 강사로 일하다가 2012년 세무사시험에 합격하며 직업을 바꿨다. 당시 어린 첫 아이가 "아빠가 없는 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로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거의 없었던 것이 삶의 방향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장인의 권유로 세무사 시험을 준비했고 이후 납세자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세무사의 공익적 역할에 매력을 느꼈다고 김 부회장은 전했다. 현재 세무법인 WISE&TAX세무회계(성남시 분당구) 대표와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성남시 마을세무사, 한국세무학회 부학회장, 한국조세연구포럼 부학회장, 한국지방세학회 부회장, 한국지방세협회 부회장 등을 통해 세무사 권익 신장에 앞장서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지금 우리가 함께 지켜내는 업역 하나, 새롭게 만들어 내는 제도 하나가 결국 후배 세무사들의 일터가 되고 우리 세무사제도의 미래가 된다"며 "전국의 회원 여러분과 함께 우리의 업역은 지키고, 새로운 시장은 넓히며, AI 시대에도 국민에게 필요한 조세전문가로서 세무사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4일 김 부회장은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기부문화 확산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