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채용" 허위 투서…경쟁자 밀어내고 경기대 교수 된 50대

"허위 인식하고도 범행"…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

수원법원종합청사.ⓒ 뉴스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이사장에게 금품을 주고 대학 교수직에 채용됐다는 허위 투서를 작성한 현직 교수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수원지법 형사11단독 지선경 판사는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경기대 교수 A 씨(50대)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 판사는 "익명의 투서를 다수의 학교 관계자에게 동시다발적으로 보냈고 투서의 내용도 허위일 뿐 아니라 악의적이고 단정적이어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교원의 채용 절차는 중단됐고 피해자들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야기시켰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온전히 인정하지 않고 2024년 교수에 임용되기까지 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0년 4~7월 "교수 임용 대상자인 B 씨가 전 이사장에게 2억 5000만 원의 금품을 주고 부정하게 채용됐다"는 취지의 허위 투서를 경기대 이사들에게 보내 B 씨의 채용을 방해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로 인해 B 씨의 임용 안건은 부결됐다. 이후 경기대는 투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클린위원회를 열었고, 투서 내용은 거짓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후 B 씨는 "익명으로 허위 투서를 쓴 자를 밝혀달라"며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조사 결과 이후 이뤄진 채용 절차에서 교수로 임용된 A 씨가 작성자로 확인됐다.

A 씨는 법정에서 "허위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없었고, 해당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의 투서였다"고 주장했다.

또 "교원 채용을 방해하려는 고의가 없었을뿐더러 이사들이 해당 투서로 착각을 한 게 없어 업무방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지 판사는 "피고인은 해당 의혹을 동문에게 들었다고 할 뿐 신뢰성 있는 출처를 밝히지 못하고 있고, 피해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최소한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허위임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당시 투서가 교수 임용 부결에 결정적이고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피해자인 학교 법인의 교원 채용 업무가 실제 방해돼 업무방해의 고의성도 보인다"며 A 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B 씨는 이날 1심 선고를 마치고 눈물을 보였다. B 씨는 취재진에 "1심 판결에 따라 A 씨 임용 재심의 등 현재 학교 규정대로 앞으로의 절차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