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아내 살해한 공무원…"딸도 보고 있었는데" 질문에 묵묵부답

영장실질심사 출석, 아동학대 혐의도 적용…오후 구속 여부 결정

이혼소송 중인 아내를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 A 씨가 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 성남시 분당경찰서 유치장을 나오고 있다. /뉴스1

(경기 광주=뉴스1) 김기현 기자 = 이혼소송 중인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30대 현직 공무원이 구속 기로에 놓였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3일 오전 11시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그의 구속 여부는 오후 중 결정될 전망이다.

모자와 마스크를 쓴 A 씨는 이날 오전 9시 55분께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분당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수원지법으로 향하는 호송차에 탑승했다.

그는 "아내를 왜 살해했나" "딸이 보고 있었는데, 아무 생각 없었나" "이혼소장을 받자마자 범행을 계획했나" "평소 폭행이나 협박은 왜 했나" "유가족들한테 할 말은 없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일 오전 7시 17분께 경기 광주시 한 다세대주택 외부 계단에서 출근 중이던 30대 아내 B 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여러 차례 가정폭력 피해 신고를 했던 인물로, 사전에 경찰로부터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로 신고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B 씨와 어린 자녀가 함께 있었던 사실을 바탕으로 A 씨가 정서적 아동학대를 한 혐의도 있다고 판단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A 씨는 반복적으로 가정폭력을 저질러 B 씨와 별거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4차례 경찰에 피해 신고를 하거나 상담을 요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이혼소송에도 나섰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같은 달 11일 이혼소장을 받고 위자료와 재산분할, 양육권·양육비 등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해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혼소장을 통해 B 씨의 새 거처를 파악한 후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을 찾아가 약 15분간 기다렸다가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수원시 장안구 주거지 인근 숙박업소로 달아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4시간 20여분 만에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A 씨가 이혼소장을 받은 후 약 3주 동안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계획과 추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A 씨가 검거되기 전 휴대전화를 버려 인터넷 검색 기록 등 범행을 사전에 준비한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B 씨는 지난달 11일 경찰과 통화하면서 "이혼소송 서류 송달 과정에서 주거지 비공개 요청을 하지 않아 남편에게 주소가 노출된 것 같다"고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대로 보다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