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협박' 신고했는데…거처 옮긴 아내 살해 공무원 구속 기회 있었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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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경찰이 가정폭력으로 수차례 신고하고 거처를 옮긴 아내를 찾아가 살해한 30대 공무원을 구속할 기회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피해자 처벌 불원 의사를 이유로 주요 혐의인 특수협박을 제외한 채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신병 확보에 실패했다. 결국 피의자가 불구속 상태에서 이번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경찰 수사 과정이 적절했느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3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경기 수원장안경찰서는 피해자인 30대 여성 A 씨로부터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친 가정폭력 신고 및 상담 요청을 받았다.

일자별로는 지난해 3월 11일 폭행 112 신고, 올해 4월 20일 부부싸움 관련 파출소 방문 상담, 4월 22일 특수협박 112 신고, 5월 28일 협박 112 신고 등이다.

경찰은 5월 28일 "남편이 폭언한다"는 A 씨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남편 B 씨가 경찰관을 발로 차는 등 폭행하자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은 수사를 마치고 6월 12일 B 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영장에는 앞선 가정폭력 사건들은 제외되고, 공무집행방해 혐의만 담겼다.

경찰은 A 씨가 공무원인 남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가정폭력 혐의가 있어 이를 영장 범죄사실에서 제외했다는 취지다.

문제는 세 번째 신고 때 발생한 흉기 협박이다. 당시 B 씨는 흉기로 A 씨를 협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수협박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수사와 처벌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경찰은 특수협박 혐의를 영장에 포함하지 않았다. 결국 공무집행방해 혐의만으로 신청된 사전구속영장은 검찰 단계에서 반려됐다.

가정폭력은 재범 위험성이 높은 관계성 범죄로 분류된다. 특히 흉기를 이용한 협박까지 발생한 상황이었던 만큼 적극적인 신병 확보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 당시 특수협박 혐의까지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경찰 안팎의 시각이다.

특수협박죄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공무집행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특수협박의 법정형이 더 무겁다.

결국 B 씨는 불구속 상태에 놓인 사이 아내를 찾아가 살해했다. 반복된 가정폭력 신고와 흉기 협박 사실을 경찰이 파악하고도 구속 절차에서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경찰의 초동 대응과 신병 확보 과정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이날 오전 11시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B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그의 구속 여부는 오후 중 결정될 전망이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