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가림' '공약용 구조조정'…채무 상황 놓고 추미애-도의회 격돌(종합)

'재정 비상 선언'에 김태희·윤종영·정용한 공세
추 "실제 이자 발생하고 갚아야 할 돈…채무 증가 속도 '문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했다. 2026.9.2 ⓒ 뉴스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일 경기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여야 의원들과 경기도 재정 상황, '재정 비상 선언'의 배경을 놓고 잇따라 공방을 벌였다.

김태희 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2)은 경기도 채무와 관련해 지역개발기금 약 3조 9000억 원, 통합계정 약 1조 8000억 원, 지방채 약 1조 9000억 원 등을 거론하며 "통합계정 내부거래는 통상적으로 채무로 잡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경기도 채무비율이 재정주의나 재정위기 단체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추 지사는 "회계상 어떻게 잡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이자가 발생하고 갚아야 할 돈"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특히 2025년 세 차례, 2026년 상반기 두 차례 등 1년 반 동안 지방채를 다섯 차례 발행했다며 "문제는 채무가 늘어나는 속도"라고 지적했다.

추 지사가 김 의원이 제시한 '통합재정수지' 등 경기도의 재정 지표 6개를 '눈가림용'이라는 취지로 발언하자, 김 의원은 "지금 '눈가림'이라는 표현을 하시면 안 된다"며 발끈하기도 했다.

윤종영 의원(국민의힘·연천)은 재정 비상 선언이 공약·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세출 구조조정 아니냐고 따졌다. 추 지사는 "전혀 아니다. 오해"라며 "현재의 조세 수입 기반으로는 빚을 갚기가 몹시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가용 재원이 거의 남지 않았다"며 "기금들을 이미 다 써버리고 겨우 800억~850억 원 남겨놓고 저한테 인계됐다"고 주장했다.

전임 도정 책임론도 불거졌다. 정용한 의원(국민의힘·성남8)은 통합재정안정화기금과 지역개발기금의 일반회계 누계 융자액이 약 5조 933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거론했다.

추 지사는 민선 7기(이재명 도지사)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기금 사용은 당시 상황에서 불가피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민선 8기(김동연 도지사)의 기금 고갈과 단기간 지방채 다섯 차례 발행에 대해서는 "소중한 비상금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별다른 대책 없이 일반회계로 집행한 것은 문제가 있다. 재정 부담이 커지기 전에 대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세출 구조조정을 두고도 추 지사와 도의원 간 공방이 이어졌다. 김 의원이 청년면접수당·청년복지포인트 등 일부 사업 감액과 청년기본소득·농업인기회소득 등의 유지에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고 묻자, 추 지사는 "정치적 차별이나 판단은 아니다"라며 "재정 여건상 지속 가능성이 낮은 사업은 조정하되 경기도의 상징성과 역사성이 있는 사업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SOC 사업을 미루고 복지·민생사업에 재원을 돌리면 향후 지방채 발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윤 의원의 지적에 추 지사는 "SOC 사업이 학교 급식 예산보다 우선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추 지사는 재정난 타개를 위해 "조직 진단과 개편, 유사·중복 사업 조정을 추진하고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국세의 일정 부분을 광역단체에 배분하는 방안, 보통교부세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세입 확충에도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추 지사는 앞서 지난달 5일 기자회견에서 경기도 재정 현실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감액 추경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재정 정상화를 위해 조직 효율화와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 민생 중심 예산 재편, 세입 구조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도의회는 18일까지 진행되는 제393회 임시회에서 추경안과 조례안 등 총 160개 안건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