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2시, 지인 집 털다 잠자던 딸 마주친 50대…성폭행 시도했지만

[사건의 재구성] 사업 경영난에 지인 집서 강도짓
흉기·케이블타이 챙겨 침입…20대 지인 딸 결박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지난 1월 12일 낮 12시께 경기 의정부시 한 주택. 잠을 자던 20대 여성 A 씨는 인기척에 눈을 떴다가 한 남성과 눈이 마주쳤다.

이 남성은 평소 자신의 부모와 알고 지내던 B 씨(50대)였다.

B 씨가 이곳을 찾은 목적은 따로 있었다.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는 B 씨는 경영난에 빠져 대출금 이자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지인의 집에서 금품을 훔치기로 마음먹었다.

집 안에서 누군가 마주칠 상황을 대비해 흉기와 케이블타이도 준비했다.

B 씨는 A 씨 집을 범행 대상으로 삼고 잠기지 않은 창문을 통해 내부로 진입한 뒤 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잠에서 깬 A 씨에게 발각되자 준비해 온 흉기를 얼굴에 들이대며 "소리치면 어떻게 될지 알지?"라고 위협했다.

이어 A 씨의 손과 발을 케이블타이로 묶어 결박했다.

B 씨는 집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값나가는 물건이 보이지 않자 A 씨에게 "훔쳐 갈 거 없냐"고 물었다.

A 씨는 "저희 집이 가난하고 저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충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자 B 씨는 또 다른 범행을 마음먹었다.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A 씨를 성폭행하기로 한 것이다.

B 씨는 A 씨의 뺨을 여러 차례 때리며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A 씨가 강하게 저항해 결국 미수에 그쳤다.

범행 후 달아난 B 씨는 약 3시간 뒤 인근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그는 검거 당시 수면제와 술을 복용해 의식이 명료하지 않은 상태여서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경찰은 그로부터 8일 뒤 B 씨가 퇴원하자마자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의정부지법 전경 2026.4.12 ⓒ 뉴스1 양희문 기자

결국 B 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법정에 선 B 씨는 일부 금액을 형사공탁 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A 씨는 공탁금 수령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재판부에 엄벌을 탄원했다.

1심을 맡은 의정부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김성식)는 B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김 부장판사는 "범행 경위와 방법, 피해의 정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을 비춰 보면 죄책이 매우 무겁고 죄질 또한 극히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안전하고 평온해야 할 주거지에서 손발이 결박된 채 강도강간 피해를 봤다"며 "피해자는 현재까지도 트라우마와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정상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검찰과 B 씨는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B 씨의 항소심 첫 재판은 이달 1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