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재정위기 타개 위해 인사보다 사업 재설계 먼저"

공무원노조·시군 반발 속 '선 조직개편 후 인사' 방침 재확인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있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 뉴스1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데 이어 하반기 정기인사를 내년 1월로 연기한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추 지사는 2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경기도 가계부를 인계받아 두 달째 점검 중"이라며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사무의 점검과 재설계가 인사보다 선행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현재 경기도 재정 상황에 대해 "용처가 분명히 정해진 따로 떼 놓은 목돈인 기금도 거의 다 끌어 쓰고 채권도 발행해 다달이 이자가 쌓이는 빚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도 전체 실·국이 살림 규모를 설계하면서 도의 수입이 마이너스라는 것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그동안의 예산 운용에 문제를 제기했다.

시·군 사무를 도로 가져와 예산을 투입하거나 국가 사무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해외 사무소를 운영하는 통상·외교 사업 등에 예산을 사용한 점도 지적했다.

또 "할 수 있는 일도 대부분 민간 위탁해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 예산 낭비의 문제도 심각하다"며 "칸막이가 심해 이웃 실·국과 각 과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고 비슷한 일을 중복하며 예산 낭비를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업 성과를 먼저 점검한 뒤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추 지사는 "성과 평가를 한 후 인사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임을 취임 열흘째 날 간부회의에서 말씀드리기도 했다"며 "저의 공약은 반영하지 말고 이제까지 예산을 어떻게 집행했는지, 사업 성과를 진단하고 계속할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내라고 했다"고 밝혔다.

재정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도로 유지·보수 등 안전과 직결된 예산까지 충분히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추 지사는 "도로에 구멍이 나도 관리 등급을 낮춰 제대로 보수공사를 하지 못할 정도로 안전에 소홀한 예산 운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추 지사는 지난 5일 경기도의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하고 대규모 감액 추경과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이어 당초 8~9월 실시할 예정이던 하반기 정기인사를 내년 1월로 연기했다. 조직진단을 통해 유사·중복사업을 정비하고 사업을 재구조화한 뒤 조직개편과 인사를 연계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결정에 경기도청 공무원노조는 '반쪽짜리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시·군에서도 부단체장 인사가 지연되면서 행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 지사는 인사 연기가 단순한 인사 일정 조정이 아니라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한 사업과 조직 전반의 재설계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급식예산 등 우선 집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예산 중심으로 다시 편성한 예산 심의를 도의회에 설명하고 논의해야 한다"며 "예산 삭감으로 난감해하는 여러 단체에 대해서도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예산 재조정 절차를 마칠 때까지 누구도 하던 일을 두고 다른 자리로 옮길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인사 연기 방침을 분명히 했다.

추 지사는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는 조직개편도 시급하다"며 "서로 이 같은 문제를 공유하면서 위기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인내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sun0701@news1.kr